[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안준철 기자] “감독님, 안녕하세요.”(넥센 한현희)
“아이고, 이게 누구십니까?”(롯데 이종운 감독)
14일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넥센 히어로즈의 시범경기가 열리는 목동구장.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던 이종운 롯데 감독에게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바로 이날 넥센 선발로 등판하는 사이드암 투수 한현희였다.
↑ 이종운 롯데 감독(왼쪽)에게 인사온 넥센 한현희(오른쪽). 사진(목동)=안준철 기자
이 감독과 한현희는 사제지간이다. 한현희가 경남고 시절 감독이 이 감독이었다. 이 감독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경남고 감독을 역임했다. 지난해 롯데 코치를 거쳐 감독으로 선임됐다. 옛 제자의 등장에 이 감독은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한현희의 손을 꽉 잡고 반가워했다. 한현희는 수줍음 표정으로 “오늘 선발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 감독이 “살살 던져라”라고 하자, “경남고때처럼 던지겠다”고 했다. 순간 이 감독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현희는 경남고 시절인 2011년 노히트노런을 작성한 적이 있다.
그래도 제자의 당찬 대답에 “고교시절처럼 맞는다는 생각을 하지 씩씩하게 던져라”라고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한현희가 준비
를 하겠다고 자리를 뜨자, 이 감독은 한현희를 침이 마르게 자랑했다. 그는 “프로에 입단하고 나서도 시간될 때 학교로 찾아와 후배들 밥도 사주고, 많이 챙겼다”며 “정말 예뻐하는 제자다. 자기 팀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다. 잘해서 나도 기쁘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목동구장을 훈훈하게 만든 사제의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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