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디펜딩 챔피언답지 않게 최근 스페인 라리가 4위로 떨어졌다고 해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홈경기 저력은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틀레티코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바이어 레버쿠젠과의 2014-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홈 2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원정 1차전에서 0-1로 졌기에 연장전에 돌입했으나 우열을 가리지 못했고 승부차기 3-2로 준준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최근 공식전 3무 1패로 4경기 연속 무승이었던 부진에서 탈출한 의미 있는 승리다.
↑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s=News1 |
↑ 아틀레티코 선수들이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 확정되자 승부차기에 임한 얀 오블라크 골키퍼 주변에 몰려들어 자축하고 있다. 사진(스페인 마드리드)=AFPBBNews=News1 |
레버쿠젠전 승리로 아틀레티코는 최근 챔피언스리그 홈 9승 1무로 10경기 연속 무패가 됐다. 해당 경기에서 25득점을 넣는 동안 단 2골만 내준 탄탄한 수비를 자랑한다. 게다가 결과에 치명적일 수 있는 후반전 실점은 1골에 불과하다.
디에고 시메오네(45·아르헨티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아틀레티코의 거의 모든 경기가 다 진흙탕 싸움이지만 레버쿠젠과의 홈경기는 특히 그러했다. 통계회사 ‘옵타 스포츠’ 공개자료를 보면 아틀레티코는 패스성공률 60%, 레버쿠젠도 63%에 불과했다.
아틀레티코-레버쿠젠 패스 정확도 61.8%는 디나모 자그레브와 디나모 키예프의 2012-13시즌 A조 6차전 이후 챔피언스리그 단일경기 최저에 해당한다. 당시 자그레브의 성공률은 64%, 키예프는 53%에 그쳤다.
전반 27분 아틀레티코는 미드필더 마리오 수아레스(28·스페인)가 페널티아크 선상에서 미드필더 카니(34·스페인)의 헤딩 도움을 왼발 선제골로 연결했다. 이는 FC 바르셀로나와의 2013-14시즌 준준결승 원정 1차전(1-1무)에서 미드필더 지에구 히바스(30·브라질)의 동점 골 이후 351일 만에 페널티박스 밖에서 성공한 챔피언스리그 득점이다.
정교한 공격 전개로 기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가 한발이라도 더 많이 뛰고 의지를 보이느냐의 경쟁이 된 상황에서 아틀레티코는 평소와는 다른 방법으로 결승골을 넣었다. 이는 아틀레티코에는 행운이었고 레버쿠젠에는 뜻밖의 일격이었다.
그러나 아틀레티코가 단지 운으로 준준결승에 올라간 것은 아니다. 오히려 ‘챔피언스리그 승부차기’에서 스페인 프로축구팀은 이긴 적이 없다는 불길한 과거마저 극복했다.
지금처럼 16강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리게 된 2003-04시즌부터만 봐도 레알 마드리드가 2011-12 준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합계 3-3 후 승부차기 1-3으로 탈락했다. 세비야 CF도 페네르바흐체 SK와의 2007-08시즌 16강에서 합계 5-5 후 승부차기 2-3으로 준준결승이 무산됐다.
1994-95시즌부터의 8강 토너먼트 방식을 거슬러 올라가면 발렌시아 CF가 바이에른 뮌헨과의 2000-01 결승에서 합계 1-1 후 승부차기 4-5로 고배를 마셨다. 이런 전례에도 아틀레티코는 챔피
지난 시즌 아틀레티코는 창단 후 2번째로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15 준준결승 합류로 클럽 최초로 2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8강도 달성했다. 이번 시즌 라리가를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권이 주어지는 3위 안으로 마감할 수 있다면 2013-14시즌만큼은 아니나 만족할만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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