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이상철 기자] 평균자책점 ‘9.00’ vs ‘9.00’의 맞대결이었다. 선발진의 한 축을 지탱해야 하는데 지금껏 행보는 기대보다 불안만 키웠다.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명예회복을 꿈꿨는데 둘 중 하나만 그 목표를 달성했다. 필립 험버(KIA)는 웃었고, 앤디 시스코(KT)는 울었다.
험버는 불운했다. 부상이라는 암초에 번번이 걸렸다. 스프링캠프 요코하마와 연습경기에서 첫 타자를 상대하다 타구에 맞아 팔꿈치를 다쳤다. 지난 15일 시범경기 LG전에는 불펜에서 몸을 풀고 마치고 마운드에 오르려다 오른 검지를 다쳤다.
큰 상처가 아니라 통증을 참고 던졌다. 직구 위주(19개 중 18개)였다. 그러나 첫 타자인 이병규(7번)에게 홈런을 얻어맞는 등 1이닝 2피안타(1홈런)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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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의 험버는 22일 KT와의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3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공격적인 투구에 효율적인 관리까지 빛났다. 3회까지 투구수는 27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 18개, 볼 8개였다. 최고 구속은 148km까지 찍혔다. 일주일 전의 아쉬움을 씻어내는 깔끔하면서 완벽한 투구였다. 평균자책점도 9.00에서 2.25로 내려갔다.
반면, 시스코는 부진을 떨치지 못했다. 시스코는 지난 8일 넥센전과 15일 두산전에서 각각 5실점과 4실점을 했다. 탈삼진이 5개와 6개로 많았지만 피안타(총 15개)가 많았다. 그에겐 마지막 시범경기 등판이었는데 지난 두 번의 등판보다 더 안 좋았다.
시스코는 무려 7실점을 했다. 매 이닝 안타를 맞는 등 불안한 투구였다. 1회 무사 2루-2회 2사 2루의 위기를 잘 극복했지만 거기까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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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의 시스코가 22일 KIA와의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3회 이범호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한 뒤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시스코는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타자 몸에 두 차례나 공을 맞히는 등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시스코의 시범경기 평균자책점도 두 자릿수(10.29)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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