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올 시즌부터 KBO리그는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치르게 되면서 그만큼 많은 전략들이 이곳저곳에서 튀어나왔다. (현실적으로 이뤄낼 팀은 거의 없어 보이지만)6선발, 백업 강화 등과 함께 초반에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등의 원론적인 ‘승리 기술’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 중 시즌 초반에 되도록 많은 승리를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는 어쩌면 매우 당연해 보였다. 초반에 승수를 벌어둬야 장기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으며, 또 초반 승수를 쌓지 못하고 5강 경쟁에서 멀어진 팀들이 하나 둘씩 리빌딩을 택하면서 자연스레 승리를 챙기기 쉬워진다는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 염경엽 넥센 히어로즈 감독. 사진=천정환 기자 |
넥센은 28일 개막 첫 경기부터 연장 12회에 달하는 혈투를 치렀다. 그리고 염 감독의 운영 원칙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넥센은 상대 선발 미치 탈보트에게 6회 동안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반면 에이스 앤디 밴헤켄을 내면서 꼭 이겨야만 하는 경기로 만들어야 했던 넥센은 밴헤켄이 고전을 면치 못하며 5⅔이닝 동안 4실점 했다. 탈보트가 마운드를 내려가자 넥센 타선은 한화의 중간투수들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7회말 유한준이 추격의 투런 홈런을 쏘아 올려 3-4까지 따라붙자, 염 감독의 계산은 완벽히 끝났다.
이상민-김정훈으로 계투진을 운영하던 염 감독은 8회초부터 필승조 투입을 시작했다. 조상우가 1이닝을 버텼고 넥센은 8회말 다시 한 점을 내 4-4 동점을 만들었다. 염 감독은 올해 필승조의 핵심으로 꼽는 마정길을 마운드에 올렸고, 마무리 손승락까지 팽팽한 긴장 상황에서 공을 던졌다.
경기는 12회말 터진 서건창의 극적인 끝내기 솔로 홈런 한방으로 끝이 났지만, 그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무리는 하지 않되 승부를 볼 타이밍에 적절히 승부를 건 염 감독의 전략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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