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엔터테인먼트”라고 말했다는 나이저 모건(35한화)의 KBO 데뷔전은 ‘대박’이었다. 역대 개막전 최다안타 타이(4개)를 휘두른 지난 28일 목동 넥센전에서 모건은 잘 칠 수 있고, 잘 달릴 수 있으며, 누구보다 야구를 즐길 수 있는 선수임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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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의 새 외국인 타자 모건은 28일 전년도 2위팀 넥센과의 목동 개막전에서 활력 넘치는 타격, 주루를 선보이면서 인상적인 KBO 데뷔전을 치렀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그의 스트라이드 폭은 좁은 편이다. 스트라이드를 많이 하지 않으면서도 동물적인 반응속도의 중심이동과 강력한 몸통 회전을 바탕으로 공을 배트 중심에 맞혀내면서 효율적인 힘 전달에 성공하는 모습이다.
이 부분에서 LA 에인절스의 ‘살아있는 전설’ 알버트 푸홀스(35)의 타격을 떠오르게 한다. 그는 크지 않은 스트라이드로도 파워 히팅을 해내는 타자다. 우타석과 좌타석의 차이가 있지만, 모건의 타격은 스트라이드와 스윙 구간에서 푸홀스를 닮았다.
타자의 스트라이드는 뒷발에서 앞발로 중심을 이동하면서 타구에 힘을 싣기 위한 동작이다. 스트라이드 폭이 넓을수록 다이내믹한 중심 이동으로 강한 힘을 모을 수 있지만, 동시에 타이밍을 많이 소모하게 된다.
노스텝에 가까운 작은 스트라이드로도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는 강력한 몸통의 회전능력이 있다면, 굳이 스트라이드를 넓게 하지 않는 것이 타이밍에 유리한 간결한 타격 폼이 될 수 있음을 모건의 타격 폼을 통해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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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건의 간결한 스트라이드는 LA 에인절스의 우타자 푸홀스와 비슷한 점이 있다. 사진=AFPBBNews=News1 |
몸쪽 공에 타이밍이 다소 늦었는데도 오른팔(좌타자 모건의 바깥쪽 팔)을 바깥쪽으로 살짝 굽히며 스윙만 순간적으로 변형했을 뿐, 몸통은 전혀 감속 없이 시원하게 회전시켰고 좋은 코스의 장타를 만들어냈다. 보통의 타자들은 이런 경우, 몸통을 제대로 돌리지 못한 채 헛스윙, 빗 맞힌 뜬공 등의 결과에 그치곤 한다.
이런 안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모건을 보면서 과연 600게임에 가까운 메이저리그 통산 타율이 2할8푼2리에 달하는 그의 성적표를 납득하게 됐다.
몸통의 빠른 회전 능력은 코어존 근육의 단련이 뒷받침돼야 얻을 수 있다. 탄탄한 복근과 강인한 하체가 필요하겠다.
지난 주말 5개 구장에서 펼쳐졌던 개막 2연전은 야구 없는 5개월을 버틴 팬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준 경기들이었다. 애리조나 전훈 캠프에서부터 눈길이 가던 롯데 아두치와 함께 한화 모건은 올해 리그를 더욱 재미있게 만들어 줄 새 외국인 타자가 될 것 같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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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매경닷컴 MK스포츠 이주영 기자 / tmet231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