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구) 이상철 기자] 송진우, 통산 210승의 전설적인 투수다. 그리고 또 하나의 꼬리표가 있다. 토종의 마지막 노히트노런 기록 보유자다.
송진우는 지난 2000년 5월 18일 광주 해태전에서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9이닝 동안 사사구 3개만 내주고 단 1개의 안타와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아마추어 시절을 포함해 그의 유일한 노히트노런이자 34세 3개월 2일로 최고령 노히트노런이었다.
지난 9일 마야(두산)가 잠실 넥센전서 노히트노런을 세우면서 송진우라는 이름이 다시 부각됐다. 찰리(NC)의 지난해 6월 24일 잠실 LG전 이후 1년 만에 나온 노히트노런이다. 송진우 이후 14년 만에 달성된 대기록이지만, 모두 외국인투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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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진우는 토종 마지막 노히트노런 기록 보유자다. 사진=MK스포츠 DB |
송진우는 안타깝다.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이 2년 연속 나온 건 기쁘지만, 그래도 후배들이 해주길 원하는 선배의 마음이다.
지난 10일 KIA-삼성전의 중계 해설을 하러 대구에 온 송진우는 하루 전날 있었던 마야의 노히트노런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시즌 전만 해도 그렇게 위력적인 투수가 아니었는데 노히트노런을 해 정말 놀라웠다”라며 축하의 말을 먼저 건넸다.
이어 15년째 ‘토종 마지막 노히트노런’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는 말을 꺼내자 쑥스러워하며 손사래를 쳤다. 송진우는 “내 이름이 나오면 더 이상 안 되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후배들이 하루 빨리 노히트노런 기록을 세워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아는 송진우다. 그는 “(노히트노런을 위해선)실력도 중요하지만 행운도 따라줘야 한다. 수비도 받쳐줘야 가능하다”라고 전했다. 윤석민, 김광현, 양현종(KIA), 윤성환, 장원삼(이상 삼성) 등 능력 있는 후배가 있다. 그러나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대기록은 하늘이 점지해주는데 아직
14년 만에 나온 노히트노런이 10개월 만에 다시 달성됐다. 그러나 적어도 토종 노히터는 더욱 탄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타고투저’의 바람도 어느 정도 있다. 송진우는 “선수들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성장한다. 그렇지만 투수보다 타자의 성장 속도가 더 빠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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