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목동) 김원익 기자] 넥센 히어로즈 고종욱(26)이 ‘포스트 서건창’이라는 최대의 기대치를 점점 증명해가고 있다.
고종욱은 2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1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3안타 2득점 1삼진 맹타를 휘둘렀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고종욱의 활약은 빛났다. 이날 넥센이 때린 안타 9개 중 3분의1을 고종욱이 만든 것. 최근 달아오를대로 달아오른 방망이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부터 무려 6경기 멀티히트의 폭주기관차 같은 활약. 어느덧 시즌 타율은 4할2푼4리로 올라섰다. 2개의 홈런과 2개의 2루타를 때리며 8득점 6타점을 올리고 있고 도루도 1개 기록 중이다. 현재 넥센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라고 해도 전혀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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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염경엽 감독은 올 시즌 서건창의 부상으로 생긴 리드오프 공백을 고종욱으로 메우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21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이제 우리 1번은 고종욱이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간다”고 못을 박았다. 고종욱에게 앞으로도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차세대 넥센의 1번타자로 키우겠다는 복심이다.
뜯어보면 비슷한 점도 있다. 우투좌타에 빠른 발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염경엽 감독은 고종욱에 대해 “지난해부터 꾸준히 활용하려고 1군서도 기용했던 선수다. 만약에 고종욱이 후반에 좋았다면 포스트시즌에서 1번 고종욱-3번 서건창의 방안도 생각했었다”며 그에 대해 갖고 있는 기대치를 전하기도 했다.
2011년 넥센 3라운드 19순위로 지명된 고종욱은 그해 54경기서 타율 2할4푼8리 1홈런 9타점 7도루를 기록하며 나름대로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주전이 아닌 백업 멤버였다. 이후 상무야구단에서 병역을 마친 이후 지난해 복귀해서는 8경기에 출전했지만 12타수를 소화하며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올해도 개막 엔트리에 승선하지 못하면서 퓨처스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마치 시위라도 하듯이 연일 맹타를 휘둘렀다. 퓨처스 성적이 타율이 5할5푼2리, 출루율이 5할4푼8리에 이르렀다. 결국 1군으로 올라온 이후 지난 16일부터 1번타자를 맡아 기대에 100% 부응하고 있다.
그런 고종욱에 대해 염 감독은 “밀어치는 타구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 지난해와 비교해 달라진 점”이라며 “서건창의 경우에 우측 방향의 타구가 많이 나오면서 2할7푼에서 3할7푼을 칠 수 있는 타자가 됐다”며 달라진 모습을 서건창에 빗대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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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러면서 염 감독은 “(공격적인 성향의) 장점을 계속해서 살리면서 점차 볼넷을 고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좋을 때 자신감 있게 치고 안 좋을 때는 참을 수 있는 능력도 생겨야 한다. 하지만 지금은 4할을 치고 있는 선수인만큼 자신감 있게 치도록 두는 게 훨씬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물론 보완점도 있다. 좌투수와 우투수를 상대로 아직 갖고 있는 편차. 우투수를 상대로 4할7푼8리로 매우 강한것과 비교하면 좌투수에게는 그보다 타율(3할)이 떨어진다.
이에 대해 염 감독은 “다만 어제도 ‘왼손과 오른손을 상대할때는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공이란 것은 결국 시각적으로 눈에 인지가 되어야 칠 수 있다. 좌투수 상대로 타격 스탠스를 조정, 시야에 공이 보이도록 한 이후에 타격을 하라는 조언을 했다
현재까지는 염 감독의 기대를 100%에 가깝게 충족하고 있는 고종욱이다. ‘포스트 서건창’의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을 실전서 보여주고 있다. 물론 갈 길은 한 참 멀고 시즌은 길다.
그렇지만 고종욱이 올 시즌 넥센의 새로운 1번타자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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