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미워 할 수 없는 ‘열정남’이다.
쿠바 출신의 유네스키 마야(두산)는 자타공인 두산 선수단의 최고의 ‘열정남’이다. 카리스마하면 어디가서 빠지지 않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조차 그 열정을 꺾지 못했다. 교체를 하러 마운드에 올랐다가 마야의 투지 넘치는 눈빛을 보고 노히트노런을 위한 등판 강행을 허락했을 정도.
이번의 ‘맨손캐치’도 의욕이 과했다. 부상 위험도 컸다. 거기에 오히려 이 시도가 실점의 빌미가 됐다. 하지만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면서, 좋지 않은 몸상태에도 끝까지 자신의 소임을 다하려는 책임감과 투쟁심만은 미워하려 해도 미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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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9일 넥센전 노히트노런 역투 이후 지난 22일 다시 상대한 넥센전의 3이닝 11실점 부진을 싹 털어냈다. 앞선 등판 주자 출루 이후에 다소 흔들렸던 모습은 사라졌다. 효과적인 투구로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특히 전날 연장 혈투를 펼친 팀 불펜의 사정을 감안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선발의 책임을 다했다. 의욕적인 ‘맨손캐치’ 시도가 실점으로 이어진 것이 아쉬운 내용. 7회 2사 후 마야는 다리가 불편한 듯 절뚝이며 마운드 주위를 맴돌았다. 급히 트레이너와 통역이 함께 올라와 상태를 체크했는데, 마야는 ‘OK’사인을 보냈다. 분명 불편함이 있는 모습이었지만 마야의 열정을 말릴 수는 없었다.
경기 1회 선두타자 이호신은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첫 안타를 맞은 공은 커브였다. 1사에서 강한울에게 던진 4구가 밋밋하게 들어가면서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후속 상황에서 보크 판정을 받아 1사 2루가 됐지만 브렛 필을 3루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나지완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키고 1회를 마무리했다.
마야는 2회 이범호를 삼진 처리하면서 기분 좋게 시작했다. 이어 1루쪽 선상으로 빠져나가는 듯 했던 타구를 김재환이 잘 막아내면서 한 숨을 돌렸다. 기세를 탄 마야는 후속 박기남을 루킹삼진 처리했다.
3회 선두타자 이성우를 3구만에 헛스윙 처리한 마야는 후속타자 이용규에에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이호신을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킨 이후 강한울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4회 첫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필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은 이후 나지완에게 우중간 방면의 2루타를 맞아 첫 실점을 했다. 이범호를 좌익수 뜬공 처리한 이후 김다원과 박기남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후속 타석에 들어선 타자는 대타 최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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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판을 노려보는 눈빛도 이글거린다. 사진(잠실)=김영구 기자 |
이어 땅볼로 1점을 더 내준 마야는 이호신을 중견수 뜬공 아웃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5회는 강한울을 중견수 뜬공, 필을 3루수 파울플라이, 나지완을 2루수 파울플라이로 아웃시키고 이날 2번째 삼자범퇴로 이닝을 마쳤다.
6회는 이범호를 땅볼, 김다원을 뜬공, 박기남을 루킹 삼진으로 아웃시키고 간단하게 삼자범퇴로 마쳤다. 투구수 103개에서 예상을 깨고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마야는 첫 타자 차일목을 좌익수 뜬공, 후속 최용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후 이호신의 타석에서 다소 불편한 듯 다리를 절뚝거렸다. 하지만
마야의 역투에 힘입어 두산은 7회 1점, 8회 1점을 따라붙어 끝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연장 11회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연장 12회 유민상의 끝내기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4-3으로 승리, 시즌 14승째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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