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아마 야구선수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이후 가장 정신없던 하루였을 것이다. 눈 뜨고 일어나니 트레이드가 됐다는 통보를 전해 들었고, 새 소속팀에 가자마자 경기를 뛰어야 했다. 새 유니폼 공수가 늦어, 새 동료의 유니폼을 빌려 입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활약은 준수했다. 나란히 안타도 치고 타점 및 득점도 올렸다. KIA가 뽑은 4점 가운데 2점을 ‘신입 선수’가 해결했다.
특히 노수광은 프로 첫 선발 데뷔에서 1호 안타, 타점, 득점을 했다. 더 없이 기뻤을 터다. 자신감은 있었다. NC의 선발투수는 박명환. 지난해와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몇 차례 맞붙어 곧잘 안타도 쳤다. 그 기억을 되살리며 타석에 섰고, 그토록 꿈꿨던 1호 기록들을 세웠다.
그런데 마냥 기뻐하기 힘들었다. 그럴 겨를조차 없었다. 노수광은 “좋긴 하나 그럴 감흥은 별로 없었다. 오히려 이후 타석에서 변하구 대처를 못해 두 차례 삼진으로 물러나는 등 아쉬웠던 것만 머릿속을 맴돌더라”라고 말했다.
↑ 한화에서 KIA로 트레이드 된 오준혁이 이적 다음날인 7일 마산구장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
한화 시절부터 친했다는 둘은 마산으로 가면서 의기투합했다. “절대 실수를 하지 말자”고. 때문에 수비가 더욱 힘들었다. 내내 집중의 끈을 놓치 않으려.
그런데 괜찮았던 이적 후 첫 경기는 8회 어그러졌다. 3-1로 앞선 8회 2사 2,3루서 박민우의 짧은 타구를 외야 펜스 쪽으로 물러섰던 좌익수 오준혁이 잡지 못한 것. 원바운드 된 공마저 놓치며 3루타가 됐다. 뒤이어 김성욱의 적시타가 터져, 3-4 역전이 됐다. 실수만큼은 하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실수를 저질렀다.
그래도 짐은 덜었다. “꼭 타점을 올리라”는 노수광의 응원 속에 오준혁은 9회 1사 3루서 희생타를 때렸다. 4-4 동점. 비록 KIA가 마무리 윤석민이 무너지면서 4-5로 패했으나 ‘신입 외야수’의 첫 경기는 괜찮았다.
다만, 둘 다 만족할 수만은 없었다며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했다. 새 둥지에서의 생존 경쟁은 이제부터라는 걸 잘 알기에.
오준혁은 “실수를 해도 툭툭 털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