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원익 기자] 송은범(한화 이글스)이 소위 말하는 ‘리즈시절’(전성기 등의 빼어난 모습의 과거)을 소환했다. 마치 SK와이번스에서 활약했던 당시의 전성기를 보는 듯 했다.
선발로 복귀한 송은범이 시즌 최고 역투를 펼쳐 향후 등판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송은범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2피안타(1홈런) 4탈삼진 1실점 역투를 펼쳤다. 비록 불펜진의 방화로 시즌 2승은 무산됐지만 충분히 빛난 역투였다.
지난 4월 3일 NC전 이후 36일만의 선발 복귀 경기.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결과보다는 자기폼으로 던져야 한다”면서 “지금 얻어맞고 그런 문제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폼으로 던지고 있지 못하니까 지금은 체크포인트가 없다”며 내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최고구속 149km의 속구(32구)에 더해 슬라이더(24구)-커브(4구)-포크(2구)-투심(2구)를 다양하게 섞었다. 과거 SK에서 활약했던 2012년까지의 리그 정상급 투수였던 송은범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꾸준히 송은범을 괴롭힌 불안했던 제구는 이날 해당사항이 없었다. 속구가 낮게 깔렸고 변화구 제구도 잘 이뤄졌다. 슬라이더 실투 1개가 실점으로 연결됐을 뿐이었다.
1회 첫 타자 민병헌은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어 정수빈을 2루 땅볼, 오재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선발 복귀 첫 이닝을 깔끔하게 마쳤다. 2회도 좋았다.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양의지를 우익수 뜬공, 홍성흔을 우익수 든공으로 각각 아웃시키고 연속 삼자범퇴를 이끌어냈다.
3회도 완벽했다. 김재환을 2루 땅볼, 최주환을 우익수 뜬공, 김재호를 포수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돌려세우고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다.
승승장구했다. 송은범은 4회 민병헌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이후 정수빈을 2루 땅볼 처리했고 오재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시키고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5회 퍼펙트 행진이 깨졌다. 1사 후 양의지에게 던진 2구째 136km 슬라이더가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0m 솔로홈런으로 연결됐다. 첫 실점 이후 홍성흔에게 안타를 추가로 내줬지만 김재환을 뜬공, 최주환을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고 위기서 벗어났다.
6회 교체 과정은 매우 아쉬
한화는 이후 8회까지 3-1로 앞서갔으나 9회 마무리 권혁이 무너지면서 쓰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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