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처음에는 ‘단기 부상’이라고 했던 것이 시즌 아웃 수술로 이어졌다. LA다저스는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숨겼던 것일까. 어떤 경우가 됐든, 팀의 중요한 자원에 대해 지나치게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일간스포츠’는 한국시간으로 19일 류현진 측근의 말을 인용, 류현진이 오는 22일 어깨 수술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서 20일 새벽 현재 다저스 구단은 별다른 발표를 하지 않고 있지만, 수술로 가닥을 잡은 것은 확실해 보인다. 류현진의 부상 상태에 대해 비교적 빠른 소식을 전했던 ‘CBS스포츠’의 존 헤이먼은 이날 류현진이 이주 안에 ‘어깨 청소 수술’을 받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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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만 해도 단기 부상일 것이라던 류현진의 어깨 부상이 시즌 아웃까지 이어졌다. 사진= MK스포츠 DB |
당시 MRI 검진 결과는 ‘2012년 당시 MRI와 차이가 없다’였다. 이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지만, 큰 이상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다저스가 어깨에 이상이 있는 투수에게 6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투자했을 리 없기 때문이다.
MRI 검진 결과가 나온 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은 류현진의 부상에 대해 ‘단기 부상’이 될 것이라며 검진 결과가 안심이 된다는 말을 남겼다. MRI에 이상이 없으니 괜찮을 것이라는 게 그와 돈 매팅리 감독의 당시 반응이었다.
당시 다저스 구단은 정말로 류현진의 부상이 단기 부상이라 생각한 듯하다. 류현진은 초기 발표대로 2주 휴식 뒤 훈련을 재개했다. 다저스도 특별한 선발 보강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의 부상이 이정도로 심각한 줄을 알았다면, 진즉 이를 대체할 선수를 영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을 것이다.
류현진의 재활은 순조로웠다. 점차 거리를 늘려가며 캐치볼을 소화했고, 불펜 투구까지 했다. 이후 라이브 피칭 일정까지 나왔다.
그러나 5월초 밀워키-덴버 원정 7연전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급변했다. 류현진이 예정된 원정 동행을 하지 않고 LA에 잔류하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매팅리 감독도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부상 재발은 없다고 하더니, 그 다음에는 불펜 투구에서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며 피로 증상이 의심된다고 밝혔다. 며칠만 쉴 거라던 류현진은 2주째가 되도록 투구 훈련을 재개하지 않았고, 매팅리는 ‘물음표 상태’라는 표현으로 류현진에 대한 말을 아꼈다.
이 시기 류현진과 다저스는 재활과 수술 옵션을 두고 고민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수는 3월 이후 추가 MRI 검진이나 다른 의사에게서 받은 2차 검진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이 말도 그대로 믿기 힘들다. 2012년과 결과가 다르지 않은 MRI 결과를 갖
결국 가공된 정보긴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선수의 부상 정도에 대해 다른 종목에 비해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편이다. 그러나 다저스는 결국 류현진의 부상에 대해 솔직하지 못한 꼴이 됐다. 몰랐던 것일까, 아니면 숨겼던 것일까. 어떤 경우가 됐든 바람직한 모습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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