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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 쫄깃한 애국투어 메카 파주
일단 판문점부터 찍자. 서울에선 약 50km, 자동차로는 불과 1시간 거리다. 그러니 지척이다. 하지만 이름만 들어도 심장 쫄깃해 지는 게 또 판문점이다.
예전 이름은 ‘널문리’. 1951년 10월 휴전회담이 진행되면서부터 중국어 표기를 위해 ‘板門店(판문점)’으로 고쳐 쓰면서 지명으로 굳어진다.
판문점 회담장을 둘러 싼 동서 800m, 남북 400m의 공간이 ‘공동경비구역(JSA, Joint Security Area)’이라 불리는 곳이다. 판문점 건물 중 파란색 건물은 UN군이, 하얀색 건물은 북한군이 관리한다. 이곳 볼거리에도 분단의 아픈 역사가 담겨 있다. 높이 10㎝ 폭 40㎝의 콘크리트 군사 분계선. 옆에는 옛날 경의선 장단역사, 휴전 당시 전쟁포로를 교환했던 돌아오지 않는 다리, 도끼만행 살해 장소, 녹슨 기관차 등이 세월의 무게를 이고 서 있다.
머스트 씨(must see) 포인트는 제 3땅굴이다. 너비 2m 높이 2m 깊이 지하 73m 길이 1.6km에 달하는 아치형 땅굴인데, 이게 장난이 아니다. 1시간에 3만 여명의 병력과 야포 등 중화기를 통과시킬 수 있는 넓이다. 관람은 모노레일을 타거나 도보로 한다.
기차역 포인트는 도라산 역이다. 비무장지대(DMZ) 남방 한계선에서 700여m 떨어진 도라산 역은 남한에선 최북단에 위치한 기차역이다. 도라산역에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불과 205km다.
동선이 좀 복합하면 ‘DMZ 안보관광’을 활용하면 된다. 비무장지대연계견학코스(tour.paju.go.kr)를 이용하면 제3땅굴을 포함, 다른 지역까지 둘러볼 수 있다. 코스는 두 가지. A코스(약 2시간 30분 소요)는 임진각 출발→제3땅굴(DMZ영상관)→도라전망대→도라산역→통일촌직판장→임진각 도착. B코스(약 3시간 30분 소요)는 임진각 출발→허준선생 묘→해마루촌→제3땅굴(DMZ영상관)→도라전망대를 찍고 임진각으로 돌아온다.
북한 땅을 한눈에 품을 수 있는 전망대는 오두산(鰲頭山) 통일전망대. 오두산은 파주시 탄현면에 있는 높이 110m짜리 앙증맞은 산이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절묘한 지점에 솟아 있어 임진강과 한강 그리고 한강의 최하류 부분인 조강(祖江)을 조망하기에 최고의 포인트다. 이곳에서 북과의 거리는 불과 2km. 임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면 북의 초소까지 460m에 불과한 곳도 있다. 해발 140m의 높이에 자리 잡은 원형 전망실에서 북쪽으로 송악산(松嶽山·489m)이 한눈에 박힌다.
▶▶ DMZ 안보관광 즐기는 Tip = 개인인 경우 임진각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해야 한다. DMZ 안보관광 매표소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표를 끊은 뒤 DMZ 안보관광 전용셔틀버스에 탑승하면 된다. 사전 예약은 불가능. 매표는 오전9시~오후3시까지. 선착순이니, 조기 마감될 수 있다. (031)954-0303. 차가 싫다면 기차도 있다. 예약안하면 못탄다는 관광열차 ‘DMZ-트레인’이다. 서울∼문산∼도라산역 사이를 매일 운행한다.
시속 100㎞로‘초대형 한반도’를 품는다
파주 쯤은 약과다. 시속 100㎞로 질주하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코스다. 장소는 강원도 정선 하고도 북실리의 동강변 마을(밤섬). 한반도 지형을 닮아 강원도 애국투어, 다크투어의 메카로 불리는 포인트다. 이 지형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장소는 해발 600m에 자리잡은 병방산(병방치) 전망대.
일단, 가볍게 시작하자. 처음 도전할 코스는 스카이워크.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600m, 깎아지른 절벽에 놓인 통유리 구조물이다. 길이 11m에, 폭 2m의 U자형 철 구조물. 그 아래에 까마득한 벼랑 끝을 따라 U자형으로 돌출된 투명 발판이 놓여 있다. 4겹의 강화유리가 1만t 이상의 무게를 견뎌낸다. 쿵쾅쿵쾅 뛰어도 끄떡 없다.(물론, 이렇게 뛰는 분들, 단 한명도 없다)
애국투어를 즐기는 법, 간단하다. 일단 스크래치 방지를 위해 덧신을 신는다. 그냥 허공으로 달려가면 끝. 투명한 발판을 딛고 해발 600m 허공에 가만히 선뒤 한반도 형상의 지형을 휘감아 도는 옥빛 동강을 감상하면 된다.
조금 강한 코스를 원하면 반대쪽으로 가면 된다. 한반도 지형의 땅을 그냥 내려다 보는 것도 아니고, 쇠줄을 타고 내리꽂으며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이곳의 ‘명물’ 짚와이어다.
머리털 주뼛 서는 이 짚와이어는 그 자체로 기록이다. 점프대가 놓인 곳은 해발 607m. 한반도 지형 바로 옆 동강생태공원까지 내리꽂는 쇠줄의 길이만 1.1㎞에 달한다. 아시아 최장 기록이다. 세계 최장인 짚와이어의 지존, 알래스카 짚와이어(1.646㎞)와 견줘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압권은 표고차다. 이건 그야말로 세계 최대다. 점프대에서 착지점까지 표고차(높낮이 차이)는 무려 325.5m. 스키장 슬로프 최상급 코스도 꼬리를 내릴 정도다. 게다가 아찔함에 방점을 찍는 속도. 아, 차라리, 말을 말자. 줄 타고 내려가는 평균 속도는 시속 80㎞. 첫 점프 순간, 절벽 낭떠러지로, 팍 뛸 때의 순간 속도는 무려 시속 100㎞에 육박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끝까지 공포스러운 느낌. 그러니깐, 피가 머리 끝에 남아 있고 몸만 아래로 쑥 빠져나가는 듯한 묘하고 더러운(?) 기분, 전문용어로는 전투기 비행사들조차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다는 ‘마이너스 G(중력하중)’다.
일단 점프대에 오르면 끝이다. 하네스라는 안전 의자에 올라앉으면, 눈깜짝할 새 가슴팍 좌우 어깨를 따라 엑스자로 안전벨트가 꽉 묶인다. 그걸로 끝이다. “나, 돌아갈래”를 수십번 외쳐도, 안전요원들, 씩 웃으며 외면한다. 애국심 고취하려다, 사람잡는 것 아니냐고? 아니다. 아직, 기절했다는 소식, 없다. 충분히 해 볼만 하다. 중간 쯤 가면, 정신이 돌아와,
▶▶ 정선 병방치 스카이워크·짚와이어 즐기는 Tip = 짚와이어 탑승료는 4만원. 스카이워크는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씩이다. 짚와이어를 타고 내려간 뒤에는 생태공원에서 버스를 타고 전망대로 돌아온다. 시간은 15분 정도 걸린다. 예약은 (033)563-4100.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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