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가 상반기 16개 대회를 마치고 1주일간의 달콤한 휴식에 돌입했다. 2015년 LPGA투어 상반기는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K골프 판’이라고 말해도 될 정도로 강렬했다.
메이저 1승을 포함해 3승을 기록한 박인비(27·KB금융그룹)를 필두로 최나연(28·SK텔레콤)과 김세영(22·미래에셋)이 2승씩 합작했고 김효주(20·롯데), 양희영(26)이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무려 9승이다. 만약 ‘한국계’를 포함한다면 승수는 12승으로 훌쩍 올라선다. 리디아 고(19·뉴질랜드)가 2승, 호주교포 이민지(19·하나금융그룹)도 데뷔 첫 우승을 신고했다.
‘K골프’의 위력은 우승 뿐만 아니라 ‘강렬한 한방’으로도 골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일(한국시간) LPGA 홈페이지가 꼽은 상반기 최고의 샷 ‘톱10’에 김세영, 최나연, 장하나(23)가 이름을 올렸다. 김세영이 1위와 3위를 차지했고 최나연이 4위, 장하나가 6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최고의 장면’은 역시 김세영의 ‘연장전 이글샷’이다.
지난 4월 김세영은 박인비와 맞대결을 펼친 롯데챔피언십 연장전 첫번째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두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 넣으며 승부를 끝냈다. 그린 앞에 연못이 도사리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공은 해저드를 막 넘은 뒤 몇 번 바운드된 뒤 홀로 사라졌다.
3위에 오른 최고의 장면도 김세영의 몫이다. 같은 대회에서 연장전에 돌입할 수 있게 한 신기의 ‘칩인 파’다. 18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린 김세영은 위기에 몰리는 듯 했지만 그린 주변에서 친 네번 째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 넣으며 극적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최근 끝난 아칸소 챔피언십 최종일 3라운드 16번홀(파4)에서 나온 최나연의 역전 이글샷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에 1타 뒤져 있던 최나연은 극적인 이글로 1타차 선두에 올랐고 17번홀에서도 버디를 낚아 우승을 차지했다.
‘루키 장타자’ 장하나의 환상적인 샷 이글도 6위를 차지했다. 장하나는 노던 텍사스 슛아웃 3라운드 7번홀(파5)에서 친 세 번째 웨지샷이 홀을 1m 가량 지난 뒤 강력한 백스핀이 걸리며 홀로 빨려 들어가는 멋진 샷 이글을 만들어냈다.
대부분의 ‘최고의 샷’은 극적인 이글이나 상상하기 어려운 장거리 버디 퍼팅이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 최종일 18번홀(파5)에서 두번째 샷을 홀 2m에 붙인 뒤 이글을 잡아낸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2위에 올랐고 렉시 톰슨(미국)이 HSBC 챔피언스 첫날 기록한 홀인원은 5위를 기록했다.
7위에는 리디아 고에게 스윙잉 스커츠 클래식 2연패의 기쁨을 안겨준 15번홀의 15m가까운 ‘ㄱ자’ 버디 퍼팅이 꼽혔고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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