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日 후쿠오카) 이상철 기자] 울다 웃은 한신이다. 이틀 연속 요미우리를 격파하고 센트럴리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승률 5할(43승 1무 43패)도 회복했다.
그 2승에 참 벅찬 감정이다. 가라앉을 수 있던 흐름을 끌어올리며 순위표 맨 위로 점프한 것도 있으나 누구를 어떻게 이겼느냐가 중요했다. 요미우리를 이겼다. 그리고 ‘좌완투수’를 무너뜨렸다. 전반기 마지막 날과 후반기 첫 날 침묵했던 타선은 2점과 4점, 효율적인 점수만 뽑았다.
한신은 어느 때보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센트럴리그 경쟁에서 살아남아 10년 만에 우승을 꿈꾸고 있다. 팀 타율(.240) 및 평균자책점(3.76) 5위임에도 ‘놀라운’ 팀 밸런스로 승수를 쌓았다. 6대1의 싸움이지만 결국 한신와 요미우리의 2대1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 싸움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선 한신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하나 있었다. 좌완투수 징크스 탈출이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신의 전반기를 결산하면서 좌완투수에 유난히 고전해 승리를 헌납했다라고 정리했다. 타 팀 좌완투수 가운데 한신 킬러는 유난히 많았다. 아론 포레다(요미우리)는 4경기 4승 평균자책점 1.75를 기록했다. 오노 유다이(주니치)와 크리스 존슨(히로시마)도 한신전 평균자책점이 0.56(4경기 3승)과 0.95(3경기 1승)로 0점대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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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승환은 우타자와 좌타자 피안타율이 상당히 대조적이다. 좌타자 봉쇄가 오승환의 세이브 행진 및 한신의 센트럴리그 우승 도전의 포인트다. 사진(日 니시노미야)=옥영화 기자 |
그런데 한신이 좌완투수 트라우마를 극복했다. 지난 21일과 22일 요미우리의 선발은 스기우치 도시야(5⅔이닝 2실점)와 포레다(4이닝 3실점). 모두 좌완투수였다. 전반기 한신전 100% 승률을 자랑한 ‘호랑이 킬러’ 포레다도 있었다. 그런데 한신은 그 둘을 울렸다. 시즌 처음으로.
한신 선발투수인 랜디 메신저(8이닝 무실점)와 노미 아쓰시(6이닝 1실점)의 눈부신 역투가 있었으나 타선도 뒷받침이 됐다. 찬스마다 헛치더니 싹쓸이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더 이상 난공불락이 아니다. 약점을 메울 희망을 엿본 셈이다.
그 가운데 마지막에 마운드를 밟고 2승을 지켜낸 오승환도 눈여겨봐야 했다. 타선과 반대로 오승환은 ‘좌타자’에 유난히 약했다. 피안타율이 3할(.326)을 넘었다. 우타자 피안타율은 .176으로 2배 가까운 차이다.
일본 언론은 오승환의 7월 부진에 대해 두 가지를 들었다. 하나는 구속 저하다. 150km/h 이상을 던지던 오승환은 잦은 출장과 더위 탓인지 구속이 줄었다. 오승환도 수긍할 정도로 지난해보다 더 더운 날씨다.
그의 빠른 공은 대부분 140km/h 후반으로 스피드건에 찍혔다. 그러나 지난 18일 올스타 2차전과 지난 21일 경기에서 최고 구속은 150km/h.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좌타자 징크스다. 좌타자와 대결에서 약한 게 걸림돌이 됐다. 7월 피안타 13개 가운데 8개가 좌타자 상대로 허용했다. 특히, 지난 9일 주니치전부터 15일 히로시마전까지 오승환을 상대로 안타를 친 타자는 모두 좌타자였다.
오승환은 후반기 들어 2경기에서 1이닝씩을 맡으면서 총 8명의 타자를 상대했다. 이 가운데 좌타자와 대결은 3번. 아베 신노스케와 다카하시 요시노부(2번)와 맞붙었는데 결과는 3타수 1안타. 아베에게 빠른 공을 던진 게 높아 안타를 맞았다.
올해 유난히 아베에게 약한 ‘천적 관계’다. 그 싫은 관계를 끝내지 못했다. 그러나 좌타자 중 유독 아베였다. 이후 다카하시와 연이은 대결에선 낙차 큰 포크볼과 148km/h의 속구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좌타자에게 매번 당하지는 않았다. 공 10개로 퍼펙트 마무리를 했던 올스타 2차전서도 좌타자 모리 도모야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바로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때렸던 타자를 아웃시켰다. 180도까지는 아니더라도 7월 중순에 비해 한결 나아진 기미다.
한신의 후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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