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북한이 남녀 동반 일본전 승리를 거뒀다. 여자축구는 물론 남자축구에서도 북한은 분명 일본에게 부담스런 상대다. 일본은 또 다시 북한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북한은 2일 오후 7시20분(이하 한국시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동아시안컵 1차전에서 일본에 2-1로 이겼다. 0-1로 뒤진 후반 33분 리혁철이 동점골을 넣더니 후반 43분 박현일이 헤딩 결승골을 터뜨렸다. ‘조커’로 투입된 박현일은 1골 1도움을 올리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4년 만이었다. 지난 2011년 11월, 평양에서 가진 2014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이후 첫 대결이었다. 북한은 당시 박남철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뒀다. 역대 동아시안컵 전적도 1승 1무로 우세했다.
북한은 지난해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준우승의 주역이 대거 포함됐다. 1년 전 인천에서 높은 경쟁력을 펼쳤던 터라, 기대도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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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빨간색 유니폼)은 2일 열린 2015 EAFF 동아시안컵 일본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북한은 전반 중반 이후 반격을 펼쳤다. 로학수와 정일관의 슈팅은 일본 골키퍼 니시카와 슈사쿠(우라와 레즈)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후반 들어 공세를 퍼부었으나 세밀함이 떨어졌다.
경기를 지배한 건 일본이었다. 일본의 강한 압박 아래 펼쳐지는 빠르고 조직적인 공격에 북한 수비는 자주 뚫렸다. 전반 12분과 전반 38분, 전반 39분, 전반 44분, 후반 18분, 후반 19분 등 결정적인 찬스가 여러 차례였다. 골키퍼 리명국의 선방이 없었다면 대량 실점할 뻔 했다.
객관적인 전력 차는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투지와 활동양으로 극복했다. 그리고 장신의 공격수 박현일이 투입된 뒤 북한의 공격이 보다 날카로워졌다. 선 굵은 단순한 패턴일지 몰라도 상당히 효과적이었다.
후반 33분 박현일의 헤딩 패스를 받은 리혁철이 몸을 날리며 슈팅한 게 일본의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콱 막혔던 북한 공격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북한의 공세는 쉴 새 없었다. 막판 15분은 북한이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43분 정일관의 결정적인 슈팅이 무위에 그쳤지만 몇 초가 지나지 않아 북한 선수들은 환호했다. 강국철이 왼쪽 측면에서 높이 띄운 크로스를 박현일이 골문 앞에서 머리로 받아 넣은 것.
북한은 일본에게 할릴호지치 감독 취임 이래 첫 패배를 안겼다. 그리고
한편, 북한은 오는 5일 오후 10시 개최국 중국과 두 번째 경기를 갖는다. 1패의 일본은 같은 날 오후 7시20분 한국을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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