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이제 타깃은 일본이다.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의 최고 빅 매치다. 구겨준 자존심 회복은 물론 7년 만에 우승 여부가 달려있다. 준비시간은 길지 않으나 준비과정은 알차다. 일찌감치 전략도 짰다. 아껴뒀던 김신욱(울산)이라는 필승 카드를 꺼낸 때다.
한국은 지난 2일 중국을 2-0으로 꺾었다. 예상외의 완승. ‘젊은 피’의 활약은 두드러졌다. 28년 만에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안겼던 주역은 A대표팀에서 다시 뭉쳐 선배들이 만들었던 ‘공한증’을 재현했다.
하루 뒤 다시 그라운드에 선 태극전사 앞에 중국은 없다. 일본만 있다. 승리의 여운은 잊고 다가올 77번째 한일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중국전에 선발 출전했던 11명을 제외한 12명으로 진행됐는데, 눈길을 끈 건 김신욱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의 피지컬을 활용한 공격 훈련을 반복적으로 지시했다. 지난 주 파주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개별 집중 훈련을 했던 것의 연장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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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오는 5일 2015 EAFF 동아시안컵 일본전에 김신욱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 사진=MK스포츠 DB |
더욱이 대회 전 고르게 선수를 기용하겠다던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을 고려하면, 김신욱의 일본전 선발 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0개월 동안 A매치 2연전에 파격적인 교체 폭을 선보이기도 했다.
관심은 슈틸리케 감독의 ‘김신욱 사용설명서’다. 김신욱은 중국전을 통해 슈틸리케호 데뷔를 했다. 하지만 뭔가 보여주긴 어려웠다. 14명의 선수가 그라운드를 뛴 가운데 가장 짧은 시간을 소화한 건 김신욱이었다. 후반 39분 이정협(상주)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흥미로운 건 김신욱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신욱의 큰 키를 이용한 선 굵은 플레이를 펼치겠다는 것. 그게 흥미롭다. 김신욱은 장점이 명확하다. 하지만 그 때문에 여러 감독을 고민케 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2년 전 동아시안컵에서 김신욱을 조커로만 기용했다(3경기 출전시간이 총 36분에 불과했다). 검증이 끝난 선수라고 표현했으나 “김신욱이 들어오면 단순한 플레이가 나오게 된다. 경기 종료 15분 전에 우리가 하고자하는 전술을 상대에게 알려주면 치명적일 수가 있다”라며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신욱이 최전방에 서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장신 공격수를 이용한 한방을 노리는 단조롭고 뻔한 전술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후 김신욱은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했고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경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슈틸리케호는 이전 대표팀과 분명 다르다. 첫 만남에서 새로운 걸 주문하기보다 기존의 장점을 활용하려 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공격수로 타깃형과 제로톱, 두 가지 유형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술에 선수를 맞추기보다 선수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전술을 짠다고 했다. 그 틀은 김신욱에게도 유효하다.
알고도 당하는 법. 노출될 지라도 충분
한편,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안컵 2차전은 오는 5일 오후 7시20분(한국시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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