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9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도전하는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적진 한복판으로 불문곡직하고 쳐들어간 선택을 현지에서도 주목했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1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그릴라 호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FIFA 회장도전 의사를 공식 발표하고 총 9개 항의 공약을 내세웠다. 미셸 플라티니(59·프랑스) 제6대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가장 유력한 FIFA 대권 주자임을 생각하면 ‘프랑스 파리’라는 장소는 실로 대담하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포츠 포털사이트 ‘sports.fr’는 “정몽준이 미셸 플라티니에게 심각한 상처를 입혔다. ‘조제프 블라터(79·스위스) 제8대 FIFA 회장보다 나은 것이 없다. 부패를 논할 깜냥이 안 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면서 “심지어 정몽준은 플라티니를 비리 추문으로 사임하게 된 블라터의 ‘복사판’이라고 묵직한 비판을 가했다. ‘정신적인 아들’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다름 아닌 프랑스의 수도에서 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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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제9대 FIFA 회장선거출마 공식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프랑스 파리)=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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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터(왼쪽)와 플라티니(오른쪽)가 제64회 FIFA 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브라질 상파울루)=AFPBBNews=News1 |
블라터는 지난 6월 3일 스위스 취리히 FIF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임을 발표했다. 후임은 2016년 2월 26일 임시총회에서 결정된다. 차기 회장 결정 전까지는 직위를 유지한다.
프랑스 뉴스통신사 ‘RMC 스포르트’는 정몽준 명예회장의 출마공식선언을 보도하면서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를 인용하여 한국 29위 부자로 소개했다. 재정 관련 공약이 많은 것에 주목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정몽준 명예회장은 블라터의 부정부패를 겨냥하여 ‘FIFA 회장의 급여·보너스·제반 비용 공개’와 ‘재정 투명성 제고’, ‘각국 협회에 대한 재정지원프로그램(FAP)의 합리적이고 유연한 분배’ 등의 공약을 제시했다. ‘RMC 스포르트’는 프랑스 시청자 1위 뉴스채널 ‘BFM TV’와 스포츠전문 라디오방송 ‘RMC’의 합작사다.
물론 당연하게도 프랑스의 반응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RMC 스포르트’는 “높은 관심에 비해 질적으로는 낮은 기자회견”이었다면서 “정몽준은 매우 기초적이고 제대로 된 수준이라 보기 힘든 영어를 구사했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정몽준은 1993년 1월 12일~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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