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서민교 기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3년 연속 30세이브를 기록했던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손승락(32)이 위기의 계절을 맞았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손승락에게 이틀 휴가를 줬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도록 한 조치. 손승락은 올 시즌 마무리를 앞두고 자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손승락은 올 시즌 47경기에 등판해 3승6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 중이다. 블론 세이브는 6개. 초라한 성적표다. 특히 8월 이후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7경기에 등판해 세이브는 단 1개. 최근 3연패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은 14.40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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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젠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염 감독은 손승락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을 우선 강조했다. 염 감독은 “손승락은 우리 팀이 이 정도 반열에 올라오게 한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며 “손승락이 1년 야구하고 그만 둘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6~7년은 더 해야 할 선수이고, 그만한 열정이 있는 선수”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손승락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했다. 염 감독은 “본인이 가장 힘들겠지만, 가장 중요한 시기에 팀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염 감독은 손승락의 변화를 암시했다. 사실상 해결책을 제시한 것. 염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본인이 생각하고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강요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했다.
염 감독의 해결책은 분명했다. 보직 이동이 아닌 구종의 변화였다. 손승락은 ‘투피치’ 투수다. 속구와 슬라이더로 승부를 걸어 왔다. 지금까지는 통했다. 하지만 올 시즌 상대 타선이 공략하기 시작했다. 손승락의 부진이 예사롭지 않은 이유다.
염 감독은 “구종은 2개보다 3개가 좋고, 4개가 더 낫다”며 한화 이글스의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를 예로 들었다. 염 감독은 “로저스도 삼진을 잡는 공은 모두 속구와 슬라이더다. 하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을 보여주면서 상대를 힘들게 한다. 제구가 되지 않더라도 다른 구종의 공을 하나만 보여줘도 효과는 크다”고 설명했다.
이젠 손승락이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가 중요하다. 새로운 구종을 추가
위기의 손승락. 과연 변화를 위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까. 이미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됐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