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전주) 이상철 기자] 무승부는 안 됐다. 반드시 이겨야 했다. 전북 현대의 최강희 감독은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그만큼 필승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분석은 끝마쳤다. 감바 오사카(일본)의 키플레이어인 우사미 다카시를 향하는 패스 차단이 성패를 쥘 것이라고 했다.
우사미, 감바는 물론 일본 대표팀의 간판 골잡이다. 올해 J리그에서 16골을 터뜨렸다. AFC 챔피언스리그(총 4골)에서도 성남 FC(1골·조별리그)와 FC 서울(2골·16강)을 상대로 골도 터뜨렸다. 감바를 잡으려면 우사미를 잡아야 했다.
이를 위해 깜짝 카드를 준비했다. ‘최투지’ 최철순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했다. 위치가 포백(4-Back) 수비 앞에 있을 뿐, 사실상 우사미의 전담 수비수였다. 우사미를 자유롭게 뛰어놀지 못하게 해야 했다. 그 작전은 성공했다. 우사미 옆에는 항상 최철순이 있었다. 찰떡 같이 달라붙어 괴롭혔다. 전북의 거센 압박에 감바의 전진 패스가 적었지만, 그 가운데 우사미를 향하는 패스는 더욱 적었다. ‘선 수비 후 역습’을 택한 감바의 반격이 시원치 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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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 현대는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5 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감바 오사카와 0-0으로 비겼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하지만 전북이 해야 할 건 무실점만이 아니었다. 1골도 내주지 않는 게 아니라 1골을 넣어야 했다. 우사미 공략에는 성공했지만 감바의 수비 공략에는 실패했다. 전북은 후반 30분 이후 일방적인 공세를 퍼부었지만 감바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조커’ 루이스 카드는 번뜩였으나 마무리를 짓지 못
전북이 감바보다 우세했다. 우사미 봉쇄도 성공했고, 감바의 창도 묶었다. 그러나 웃을 수는 없었다.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였기에, 절반의 성공이었다. 오는 9월 16일 오사카에서 펼쳐질 2차전을 위한 하나의 ‘묘책’을 발견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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