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9일 목동경기는 전날 승차 없이 3, 4위로 딱 붙어섰던 두산과 넥센의 ‘3위 결정전’이었다. 35일만의 자리바꿈이냐, 36일째의 서열이냐가 걸린 흥미진진한 한 판이었다.
그러나 경기 전 양 팀 감독은 막상 이날 결정될 3위의 결과에 크게 집중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제 3위가 될 수 있다거나, 혹은 이제 3위를 내줄 수 있는 처지에 대해서는 딱히 심각한 감흥이 없었다.
왜? 남은 경기와 필요한 승수, 막판 스퍼트 전략까지. 계산은 모두 2위와 하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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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주초 목동 두산과의 2연전을 모두 이기면서 35일만에 3위에 올랐다. 이 자리바꿈은 2위를 놓고 벌여온 NC-넥센-두산 ‘3파전’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넥센은 10일부터 창원 마산구장에서 NC와 운명의 2연전을 벌인다. 올시즌 1승10패로 일방적으로 밀려있는 ‘천적’이고 지난해에도 5승11패로 흠씬 두들겨 맞았던 ‘숙적’이다.
넥센은 NC전만 5경기가 남았다. 남은 18경기의 근 3분의1에 가깝다. 빡빡한 순위싸움에서 남긴 매치업이 하필 이 카드라면, 사실은 암울한 잔여경기 일정이다.
그러나 바로 NC전이 5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이 순위 싸움을 ‘기회’로 본다.
“3게임차를 각자 다른 팀과의 경기로 따라잡는 일은 상당히 힘들다. 우리가 열심히 이겨도, NC 역시 그만큼 이길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라는 염 감독은 “3게임차는 맞대결에서 줄여야 한다”고 각오를 다진다. 2.5게임이 벌어진 가운데 ‘자력’으로 게임차를 해결할 수 있는 5차례 맞대결이 남아있음을 오히려 호재로 정의하는 모습이었다.
프런트가 한때 ‘부적을 써야 하나’ 고민했을 만큼 안 풀리던 NC전이지만, 최근 9승1패의 상승세에서 불펜의 페이스가 한풀 꺾인 NC를 맞닥뜨린 시점은 반전을 벼를 만하다.
두산은 여름 내내 2위를 보고 뛰었다. 투타 엇박자에 불펜도 힘들어지면서 9월의 페이스는 가라앉았다. 9일 패전으로 4연패다. 그러나 따라잡아야 하는 NC와의 간격은 9일 현재, 8월말과 변함없는 3.5게임차. 아직 풀죽을 때도, 힘을 뺄 때도 아니다. 남은 경기가 줄어들수록 게임차 지우기는 힘들어지지만, 두산에겐 역시 끝까지 도전해야 하는 2위다.
“NC와 넥센은 붙어보면 정말 잘 완성된 팀이라고 느낀다”는 김태형 감독은 이 ‘강적들’과의 싸움이 막판까지 힘겨울 것임을 예감한다. “어쨌든 우리도 최대한 전력을 조합해내면서 한경기 한경기 풀어낼 수 밖에 없다.”
두산은 올시즌 강했던 롯데(6경기)-kt(4경기)와의 잔여 10경기 승률을 벼르고 있다. 두 팀이 모두 페이스가 많이 올라있는 요즘이라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두산에겐 자신감을 갖고 맞붙어야 할 상대들이다.
35일전 순위표의 의미는 3위 넥센, 4위 두산의 순서만이 아니다. 8월5일 당시 NC-넥센-두산 세팀이 붙어선 간격은 반게임 차였다. 그보다 나흘전의 넥센은 2위였고, 그 하루 전의 2위는 두산이었다. 세팀은 당시 '엎치락뒤치락 2위 싸움중'이었다. 9일 경기전, 어쩌면 한달 전으로 상황을 돌리고 싶었던 마음은 넥센과 두산이 같았을 수 있다.
4위보다는 ‘하늘과 땅’ 차이로 좋은
은근히, 그러나 확실하게 버텨온 강팀 NC를 향한 넥센과 두산의 도전은 일단 이번주 NC-넥센 맞대결(10~11일), 두산의 KIA, kt전(10~13일)에서 고비를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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