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믿었던 에이스마저 붕괴됐다. 두산이 12회 연장패를 당하면서 다시 연패에 빠졌다. 9월의 엇박자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지난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7-9로 역전패했다. 2연패에 빠진 두산은 시즌 69승 59패로 4위를 유지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2승 8패.
하루 전날 롯데에 2-8로 완패한 두산은 이날 선발 마운드에 유희관을 올려 설욕을 노렸다. 초반 분위기는 괜찮았다. 1회부터 양의지의 선제 스리런 아치가 나왔다. 3회와 4회에도 각각 김현수, 정수빈의 적시타로 2점을 더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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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선발 투수 유희관이 지난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7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이었다. 사진=곽혜미 기자 |
하지만 믿었던 유희관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희관은 5회 선두 타자 최준석에 솔로 홈런을 맞았다. 135m짜리 좌월 대형 아치였다. 1사 후에는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내줘 5-5 동점을 허용했다.
유희관의 흔들림은 멈추지 않았다. 유희관은 5-5로 맞선 6회 1사 후 최준석과 정훈에 각각 볼넷과 안타를 내준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후 노경은이 안중열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유희관의 자책점은 7실점이 됐다. 7실점은 유희관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
두산 타선은 다시 힘을 냈다. 7회 양의지의 2타점 적시타로 7-7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두산에 불운이 이어졌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롯데 강영식의 원 바운드성 폭투가 이민호 주심의 몸을 맞고 바로 옆으로 떨어졌다. 홈으로 쇄도하던 3루 주자 김현수는 허탈하게 태그아웃 당했다.
이 장면은 결국 새드엔딩의 복선이 됐다. 연장으로 돌입한 두산은 12회 1사 3루에서 바뀐 투수 진야곱이 피치아웃 상황에서 어이없는 폭투를 범해 결승점을 내줬다. 유희관과 더스틴 니퍼트, 그리고 좌완 필승조 3명을 모두 퍼부은 결과는 허망한 패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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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3일 6연패를 가까스로 끊었던 두산이 다시 연패에 빠졌다. 김태형 두산 감독의 걱정은 끊기지 않고 있다. 사진=곽혜미 기자 |
이렇게 타선이 워낙 답답한 모습이지만, 사실 마운드가 더 심각한 상태다. 두산의 9월 팀 평균자책점은 6.81이다. 전체 팀 중 유일하게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좋지 않았으나 특히 선발진의 균열이 눈에 띈다. 두산 선발진은 9월 13경기에서 2승 6패 평균자책점 6.79로 부진했다. 특히 경기 당 평균 소화 이닝은 4.7이닝에 불과했다. 최근 선발승의 기억은 지난 4일 마산 NC전(유희관 6⅓이닝 1실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진 9월 동안 투타의 엇박자도 이어졌다. 엎친 데 겹친 격이었다. 연패 기간 동안 투수진이 버티면 타선이 침묵했고, 타선이 조금 칠 만하면 마운드가 무너졌다. 삼중살과 병살타 5개로 고개를 숙인 지난 12일 잠실 kt전이 앞의 예다. 하루 전날 패배는 뒤의 경우에 해당한다.
두산은 17일 선발 투수로 이현호를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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