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츠버그) 김재호 특파원] 경기가 끝난 피츠버그 클럽하우스는 고요했다. 어느 날이든 패하면 적막이 감돌기 마련이지만, 이날은 특히 더했다. 피츠버그 선수들은 강정호의 부상에 모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강정호는 18일(한국시간) PNC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1회초 수비 도중 상대 주자 크리스 코글란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며 왼 무릎을 다쳤다. 강정호는 병원으로 이동, MRI 검진을 받았으며, 자세한 결과는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팀의 패배(6-9)보다 더 걱정되는 것은 강정호의 부상이었다. 선수들은 하나같이 “불운한 부상이었다”고 말하면서도 리플레이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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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츠버그 선수들이 부상당한 강정호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사진(美 피츠버그)=ⓒAFPBBNews = News1 |
하필 포스트시즌이 임박한 시기, 포스트시즌 맞대결이 유력한 컵스와의 경기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것은 모두를 불편하게 했다.
2루수 닐 워커는 “한 팀과 한 시즌에 19경기를 하면서 가장 하기 싫은 일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것”이라고 입을 연 뒤 “이번 시리즈에서 상대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를 이겼다. 우리보다 더 나은 경기를 했고, 우리 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을 쓰러뜨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워커는 앞서 나온 실책이 부상에 영향을 미쳤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건 강정호한테 직접 물어보는 게 빠를 것이다. 내 생각에는 강정호가 보다 확실하게 공을 잡고 송구하려고 했던 거 같다”며 영향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 밀워키 원정 도중 비슷한 상황에서 무릎을 다쳤던 유격수 조디 머서는 “코글란이 고의로 그렇게 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병살타를 막기 위한 동작이었다. 강정호도 (다리가) 어디로 향할지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고의성은 없었을
당시 부상으로 30경기를 결장했던 머서는 “아주 불운한 부상이다. 강정호는 우리 팀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던 선수다. 오랜 시간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은 전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그와 대화하면서 최대한 도울 것이다. 그가 원활하게 회복해 빨리 돌아오기를 바란다”며 동료의 쾌유를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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