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김근한 기자] 8일 전 광주에서 글러브를 집어던졌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LG 선발 투수 루카스 하렐(30)이 냉정하면서도 효율적인 투구로 시즌 9승(10패)째를 챙겼다. 매 등판 마다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이다.
루카스는 20일 잠실 kt전에서 선발 등판해 6⅔이닝 9피안타 2탈삼진 1볼넷 3실점으로 7-3 승리를 이끌었다.
루카스는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 위에서 감정 기복이 심했다. 구위 자체는 좋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무너져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도 후반기 들어 안정을 찾는 듯 했다.
하지만 8일 전 광주에서 결국 다시 폭발했다. 루카스는 지난 12일 광주 KIA전에서 3-2로 앞선 4회 김민우의 번트 타구 처리 과정에서 3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실책은 충분히 가능한 일. 그 뒤가 문제였다.
분을 참지 못했다. 루카스는 악송구 후 뒤로 돌아 자신의 글러브를 그라운드에 내던졌다. 자신을 진정시키려는 포수 유강남에게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결국 루카스는 3⅔이닝 7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양상문 LG 감독은 이 장면을 보고 경기 후 루카스에 벌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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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선발 투수 루카스 하렐이 8일전과 다른 냉정한 모습으로 시즌 9승을 거뒀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
루카스는 1회를 공 5개로 막으면서 깔끔하게 출발했다. 팀 타선도 1회 4점을 뽑아 루카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2회에서 이날 유일한 실점을 내줬다. 루카스는 4-0으로 앞선 2회 선두 타자 댄블랙에 2루타를 맞은 뒤 2아웃까지 잘 잡았다. 하지만 하준호에 적시타를 맞아 실점했다.
이후 6회까지 루카스에 별다른 위기는 없었다. 루카스는 6-1로 앞선 5회 1사 1,2루에서 박기혁의 병살타를 유도해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6회에서도 2사 후 앤디 마르테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댄블랙을 범타 처리했다. 시즌 11번째 퀄리티 스타트.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루카스는 최대 위기에 처했다. 루카스는 6-1로 앞선 7회 2루타와 볼넷을 내줘 무사 1,2루를 허용했다. 이어 하준호에 적시타를 맞은 뒤 폭투까지 범해 무사 2,3루 위기가 계속 됐다.
8일 전이 떠오르는 장면이 이어 나왔다. 루카스는 1사 2,3루에서 대타 김상현의 투수 옆 방향 땅볼을 무리하게 잡으려다 넘어지면서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번에도 글러브를 던졌다. 하지만 당시와 다르게 패대기가 아닌 하늘을 향해 살짝 던졌다.
이번에는 무너지지 않았다. 루카스는 김영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한숨을 돌렸다. 루카스의 몫은 거기까지였다. 총 투구수는 99개로 스트라이크는 61개였다. 이어 등판한 윤지웅이 2사 2,3루에서 이대형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 이닝을 매듭지었다.
루카스는 남은 등판에서 시즌 10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다음 등판에서도
루카스는 경기 후 “오늘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았다.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고 포수 유강남의 블로킹이 좋았다.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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