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서민교 기자] KIA 타이거즈는 지난 29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5-4인 7회말 승부수를 던졌다. 선발 임준혁에 이어 한승혁-심동섭-윤석민이 차례로 등판했다.
궁금증이 생긴 것은 심동섭의 등판 상황. 심동섭은 2사 2루서 마운드에 올라 손아섭을 고의사구로 거른 뒤 곧바로 마무리 투수 윤석민과 교체됐다. 심동섭은 고의사구로 자신의 역할을 다한 경기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아니다.
![]() |
↑ 더그아웃에서 진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 사진=MK스포츠 DB |
김 감독은 “손아섭은 일단 거르고 김문호와 승부를 보려고 했다. 심동섭은 어차피 한 타자만 상대하려고 했다. 김문호가 손아섭보다 좌완에 강했지만, 그래도 손아섭을 거르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롯데는 좌완 심동섭의 상대로 좌타 김문호 대신 우타 김주현을 대타 카드로 꺼냈다. 심동섭이 고의사구 직후 마운드를 내려간 결정적 이유다.
김 감독은 “상대가 대타를 쓸 것이라는 것도 계산을 했다. 그래서 윤석민을 오승택 타석부터 준비를 시켰다. 아마 김문호가 그대로 나왔으면 심동섭으로 승부를 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KIA는 윤석민이 2⅓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치며 시즌 30세이브 고지를 밟고 팀의 6-4 승리를 지켰다. 5강 희망을 이어간 절묘한 한 수였다.
김 감독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더그아웃을 지나가는 심동섭을 불러 따뜻한 눈빛을 보내며 한 마디를 던졌다. “땡큐!”
심동섭은 이날 불펜에서 다시 대기한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