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전반과 달리 후반은 뜨거웠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한국과 쿠웨이트의 골문 앞은 시끌벅적했다. 슈팅 하나하나에 양 팀 벤치는 들썩거렸다. 이겼으나 비기거나 질 수 있었다. 위험천만했다.
한국이 9일 오전(한국시간) 쿠웨이트SC 스타디움에서 가진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쿠웨이트와 G조 4차전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12분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의 헤딩 선제골을 끝까지 잘 지켰다.
이로써 한국은 4연승(승점 12점)을 내달리며 G조 단독 선두를 지켰다. 2위 쿠웨이트(승점 9점), 3위 레바논(승점 6점)과 격차를 벌리면서 최종예선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남은 4경기 중 3경기를 홈에서 치른다. 유일한 원정 상대는 한국이 8-0으로 대파했던 ‘최약체’ 라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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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에서 4연승으로 G조 단독 선두에 올라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
이변지수가 높아진 가운데 한국이 유독 쾌속 질주를 하는 건 공수 조화에 있다. 한국은 14골을 터뜨리면서 1골도 내주지 않았다. 라오스전 8-0 대승을 통해 공격력이 향상됐다. 쿠웨이트전에서도 1골에 그치지 않고 2골은 더 넣을 수 있었다.
또한, 선수층도 두꺼워졌다. 경기마다 주요 선수가 부상 등을 이유로 빠지기도 했지만, 그 공백을 메웠다. 특히, 고비가 될 것으로 여겼던 레바논 및 쿠웨이트 원정에서 골게터 손흥민(토트넘) 없이도 승점 3점씩을 땄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띄는 한 가지가 있다. 득점의 시간대. 첫 골이 터지는 시간이 상당히 앞당겨졌다. 2015 호주 아시안컵까지만 해도 이른 시간에 골이 터진 경기가 많지 않았다. 스코어도 1-0이 상당히 많았다. 그러나 아시안컵 이후 첫 골 시간대가 빨라지더니 월드컵 2차예선부터 더욱 빨라졌다.
특히,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은 지난 9월 3일 라오스전에서 전반 9분 만에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가 선취골을 넣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래 최단 시간 득점(종전 3월 27일 우즈베키스탄전 전반 15분 구자철)이었다. 5일 뒤 레바논전에서도 장현수(광저우 R&F)의 페널티킥 골이 터진 시간은 전반 22분.
대량 득점의 신호탄이었다. 이청용과 장현수가 골을 넣은 뒤 추가골을 기다리리는데 각 3분과 4분이면 됐다. 0-0의 스코어는 순식간에 2-0이 됐다. 상대로선 이 2골 차는 버겁기만 했다. 그리고 그 리드를 갖고 몰아붙이며 완승으로 마쳤다.
쿠웨이트전 역시 첫 골이 빨리 터졌다. 박주호(도르트문트)의 크로스를 구자철이 머리로 받아 넣은 건 전반 12분이었다.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쿠웨이트 원정에서 한국의 ‘뜻대로’ 풀어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였다. 쿠웨이트는 쫓겼고, 한국은 한결 편하고 자신있게 임할 수 있었다. 후반 1분 석현준(비토리아)의 추가골마저 터졌다면, 경기는 또 한 번 뜨거워졌을지 모른다.
아시아에서 90분 내내 한국과 맞불을 놓을 팀은 많지 않다. 더욱이 최종예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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