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넥센은 지난 13일 두 가지 희망을 봤다. ‘에이스’ 밴헤켄은 역시 듬직했다. 그러나 사용 횟수는 제한됐다. 딱 한 번뿐이었고 그걸 썼다. 이제 더는 못 쓴다. 한 계단 위로 올라가지 않는 한.
다른 하나는 꿈틀거린 타선이었다. 기나긴 ‘가을잠’을 자는 것 같더니 포스트시즌 4경기 만에 두 자릿수 안타를 쳤다. 목동구장에 돌아오니 분명 한결 살아났다. 비거리 120m짜리 홈런도 2방. 두산과 홈런 싸움은 5-0. 목동구장에서 그 위력은 더욱 배가된다.
긍정적인 건 밴헤켄 카드와 달리 목동 타선 강화 카드는 한 번 더 쓸 수 있다는 것이다(준플레이오프 5차전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그간 부진했던 서건창과 유한준이 2안타씩을 쳤고, 박병호도 해결사가 아닌 도우미로 공격의 활로를 열었다. 엇박자만 나던 게 톱니바퀴가 서서히 맞게 움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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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은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안타 10개와 4사구 5개를 묶어 두산을 5-2로 이겼다. 사진(목동)=곽혜미 기자 |
두 자릿수 안타가 터졌지만 득점은 5점. 지난 9월 중순 이후 5득점 이하 경기가 상당히 많았다. 연장선이다. 이번 포스트시즌 4경기에서도 6점 이상을 뽑지 못했다(경기당 평균 3.75득점).
아직 ‘매운 맛’을 덜 보여줬다. 넥센은 ‘모으기’는 잘 했다. 출루를 하며 득점권에 찬스를 만들었으나 대량 득점까지 만들지 못했다. 염 감독이 가장 안타까워하는 것이다. 주어진 찬스에서 결정타가 않으니. 그 찬스를 놓치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점수를 뽑았던 게 영웅들의 ‘초인적인 힘’이었다.
넥센은 잔루가 상당히 많다. 그리고 특히 만루 찬스를 정말 못 살렸다. 2차전 8회에 이어 3차전 4회에도 2사 만루 기회가 중심타선에게 주어졌지만 잇단 범타. 넥센이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만루에서 점수를 뽑은 건 와일드카드 결정전 1회 유한준의 희생타에 의한 ‘1점’이었다.
3차전에서 홈런 2방 외 얻은 3점도 5회 무사 1,3루(김민성 희생타) 및 7회 2사 1루(유한준 2루타)-2사 2루(김민성 2루타) 상황에서였다. 그러나 주목할 건 득점권 찬스에서 안 나오던 연타가 나왔다는 것. 넥센이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이닝 2득점에 성공한 건 처음이었다. 볼넷 1개와 연속 2루타로 2점을 뽑는 과정은 ‘넥벤져스’ 다웠다.
그 좋아지고 있다는 게 염 감독을 웃게 만들고 있다. 고민도 조금 덜었다. 염 감독은 3차전을 승리한 뒤 “오늘도 주자를 모았을 때 점수를 내야 하는데 (많이 뽑지 못해)아쉬웠다. 그래도 후반 들어 어느 정도 해소하면서 경기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넥센의 ‘공격의 팀’이다. 목동구장이라는 환경까지 주어지면, 이 팀의 특징을 더욱 잘 살릴 수 있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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