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3차전)
넥센 밴헤켄의 완승으로 끝난 준플레이오프 3차전이었다. 그는 7⅔이닝동안 10탈삼진을 솎아내면서 5피안타 2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내고 13일 목동구장의 승리투수가 됐다.
맞상대의 역투 앞에 두산의 18승 투수 유희관은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3실점으로 내려와 먼저 등을 보여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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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시뮬레이션 끝에 전략을 선택했을 것이다. 넥센 밴헤켄의 13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은 그의 뜻대로 흘러간 경기였다. 사진(목동)=김재현 기자 |
페넌트레이스에서 밴헤켄과 다섯 차례 맞붙어 2패(1승)했던 두산 타선은 철저하게 그를 분석하고 나섰을 것이다. 밴헤켄의 주무기 포크볼을 바짝 경계했을 가능성도 크다.
그러나 밴헤켄은 초반을 간결한 속구 승부로 채우면서 두산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었고, 이제 속구를 노리고 들어왔을 때는 기막힌 변화구로 배트를 비껴갔다. 변화구가 눈에 익었을 때 쯤에는 다시 그 궤적을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사실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경기를 출발할 때의 컨디션은 오히려 유희관 쪽이 더 괜찮아보였다.
밴헤켄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았지만, 반대투구도 보였고 많이 벗어나는 공도 있었다. 반면 유희관은 1회 3피안타를 맞았지만, 제구가 좀 더 잡혀있었다.
두 투수가 손에 쥔 결과가 이후의 퍼포먼스를 갈랐다.
밴헤켄은 몇 개의 빗나간 공을 버려가면서도 원하던 패턴으로 두산 타자들을 요리했고, 빠르게 영점을 잡아나갔다. 점점 제구력이 안정되면서 갈수록 빼어난 피칭을 했다.
반면 역시 많은 시뮬레이션을 해보고 나왔을 유희관은 설계한 대로 넥센 타자들이 따라와 주지 않았다. 1회 속구를 연속해 던졌던 서건창과 변화구로 승부한 윤석민에게 거푸 안타를 맞은 것이 안타까웠다. 속구도 변화구도 맞아나가면 당황한 투수의 멘탈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전략이 꼬이게 되면서 자신감이 좀 더 떨어진 듯한 유희관은 좌우 아래로 자꾸 공을 더 빼게 됐고, 이는 투구수만 쌓이면서 승부는 더욱 어려워지는 원인이 됐다. 이날 좌우를 후하게 잡아준 편인 구심의 스트라이크존에서도 살아남기 어려웠던 코너워크였다.
밴헤켄은 빛나는 역투로 넥센을 수렁에서 건졌고, 유희관은 비록 패했지만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그 다운 피칭을 했
치열하고 박진감 넘치는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포스트시즌이다. 연장 재역전승이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준PO 3차전까지 4경기 연속 마지막까지 흥미를 꽉 붙든 타이트한 승부였는데, 스탠드의 더 많은 야구팬들과 함께 ‘가을야구’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