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국가대표팀 부동의 주전 왼쪽 날개 손흥민(23·토트넘 홋스퍼)이 부상으로 10월 A매치 2경기를 모두 걸렀다. 그러자 구자철(26)과 지동원(24)의 FC 아우크스부르크 듀오가 차례로 왼쪽 날개로 기용되며 골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좌측족저근막’ 손상으로 9월 26일 토트넘 전력에서 공식 이탈했다. 쿠웨이트와의 8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G조 4차전 원정(1-0승)과 자메이카와의 13일 홈 평가전(3-0승)에 임하는 국가대표팀 명단에서도 빠졌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은 구자철을 쿠웨이트전, 자메이카전은 지동원을 선발 왼쪽 날개로 내세웠다. 구자철과 지동원은 모두 선제결승골로 화답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홈 평가전(1-1무) 이후 195일(6개월11일) 만에 득점한 구자철은 슈틸리케 부임 후 2번째 골을 신고했다. 레바논과의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B조 홈경기(6-0승)에서 2골을 넣은 후 1503일(만 4년1개월11일) 만에 A매치 득점에 성공한 지동원은 더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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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자철(왼쪽)과 지동원(오른쪽)이 2013년 브라질과의 홈 평가전에 소집되어 인터뷰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국가대표팀 트레이닝 센터)=옥영화 기자 |
두 선수는 단순히 골만 넣은 것이 아니라 ‘자신감’이라는 소득을 얻었음이 분명하다. 자메이카전에 교체 투입되어 20분을 소화한 구자철은 짧은 시간에도 3차례 슛으로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지동원은 자메이카를 상대로 득점 포함 유효슈팅 4번과 페널티킥 유도 1회를 기록하면서 수비 견제도 아랑곳하지 않는 공 터치 및 소유 유지 능력을 선보였다.
국내에서 흔히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 지동원은 중앙 공격수가 주 위치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지동원은 왼쪽 날개, 구자철은 오른쪽 날개로 가장 많이 뛰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기용이나 이들의 A매치 활약이 우연이나 요행이 아닌 이유다.
이들이 날개로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한국은 손흥민이 돌발적인 상황으로 결장하거나 부진하여 뺄 수밖에 없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대안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체력 관리 등 장기적인 관점에서 손흥민을 활용하는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누구도 로테이션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불어넣어 건전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 입장에서도 구자철·지동원의 A매치 득점포는 반갑다. 8전 1승 2무 5패 득실차 –5 승점 5로 독일 분데스리가 16위까지 떨어진 아우크스부르크는 구자철·지동원의 동시 호조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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