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책임감과 부담감이 동시에 따라온다. 온 국민의 기대를 짊어지고 경기를 치러야하기에 평소보다 제 실력이 덜 나오기도 한다. 특히 중요한 시기 큰 도전을 앞두고 있는 선수라면 그 부담의 강도가 더할 따름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거포 이대호(33·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박병호(29·넥센)가 이 부담감 2배의 상황을 아직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4일, 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러진 슈퍼시리즈 쿠바와의 경기는 대표팀에게 실전점검 차원의 경기였다. 대표팀의 눈은 8일 일본과의 개막전에 쏠려있다. 이에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엔트리에 있는 선수들을 고르게 경기에 뛰게 하며 컨디션과 실전감각을 키우는데 중점을 뒀다. 그리고 1승 1패를 거두며 균형을 이뤘다. 그러나 대표팀의 타격감각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따라왔다. 특히 핵심타자 역할을 해야 할 이대호와 박병호가 아직 완전한 상태를 보여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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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대표팀 부동의 주축타자인 이대호(왼쪽)와 박병호가 아직까지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사진(고척돔)=옥영화 기자 / 천정환 기자 |
하지만 생소한 고척돔에서의 경기. 또 이대호는 이미 일본시리즈서 손바닥 부상을 당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박병호는 지난 준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21일 만에 실전경기였다. 제대로 된 타격을 보여주기에는 너무 짧은 순간이었다.
또한 이대호는 수많은 국제대회서의 꾸준한 활약이 이미 입증된 선수. 지난 2008 베이징올림픽과 두 차례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그리고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프리미어12 대회가 진행될수록 감을 회복할 능력이 충분하다. 박병호는 생애 두 번째 태극마크. 하지만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 중국전 3점 홈런을 때렸던 것처럼 중요한 순간 언제든 한 방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이전과는 분명 다른 상황인 점도 분명하다. 힘과 기술을 겸비한 최고의 1루수들이 즐비한 메이저리그. 이에 국민들의 기대의 시선은 그 어느 때보다 늘어났다. 또 대회 기간 동안 메이저리그 진출 과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동시에 팬들의 냉철한 시선이 경기 내내 두 선수의 어깨에 고스란히 전해질 것이다
두 선수 모두 개인적인 목표와 함께 국가대표라는 막중한 책임감을 투혼과 경험으로 이겨내고 있는 상황. 그러나 여전히 대표팀이 핵심 타자임이 분명하다. 김 감독 역시 두 선수를 굳게 믿었다. 김 감독은 “중요할 때 쳐주면 된다”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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