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패의 위기를 딛고 1승 1패로 맞췄다. 이제 2승 1패와 1승 2패의 기로 속에 세 번째 판을 치른다. 희망하는 바는 쾌속 행진. 반전의 폭발과 반등의 1승으로 숨을 골랐으니 앞으로 치고 나가야 할 순간이다.
짜릿하고 극적인 첫 승이었다.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15이닝 연속 무득점에 시달렸던 한국이다. 하지만 이대호의 신호탄과 함께 마지막 2이닝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조금 전까지의 ‘답답이’는 없었다. 도미니카공화국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도미니카공화국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세계랭킹 6위. 한국(8위)보다 두 계단 위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강팀을 잡았다. 선발투수 루이스 페레스가 강판된 뒤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0안타(1홈런) 3볼넷을 묶어 10점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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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11일 프리미어12 예선 B조 2차전서 도미니카공화국을 10-1로 크게 이겼다. 하지만 6회까지 답답한 경기력 속에 끌려갔다. 대승에 낙관하기 어렵다. 더 센 팀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
김인식 감독은 페레스의 호투를 칭찬했다. 야구는 결국 투수의 활약에 따라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프리미어12 같은 큰 대회에는 페레스 같은 위력투가 손에 꼽을 정도가 아니다.
이미 오오타니가 개막전에서 보여줬다. 또한, 캐나다의 크리스 르루(쿠바전·5⅔이닝 8탈삼진 1실점)와 스캇 다이아몬드(푸에르토리코전·5이닝 무실점), 대만의 궈진린(이탈리아전·7이닝 10탈삼진 1실점), 푸에르토리코의 안드레스 산티아고(이탈리아전·7이닝 무실점)도 장원준(7이닝 7탈삼진 1실점) 못지않은 역투를 펼쳤다.
쉬운 상대는 결코 없다는 이야기. 게다가 프리미어12는 WBSC 세계랭킹 상위 12개국이 참가했다. 팀별 전력은 큰 차이가 없다. 세계랭킹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지도 않는다. 한국이 도미니카공화국을 이겼듯, 캐나다(7위)는 쿠바(3위)를, 네덜란드(5위)는 대만(4위)을 꺾었다. 세계랭킹이 가장 낮은 멕시코(12위)는 베네수엘라(10위), 일본(1위)을 괴롭히며 가장 무서운 팀으로 변신했다.
쉬운 경기가 없으니 숨을 고르기도 어렵다. 한국은 오는 15일 예선 마지막 경기서 미국(2위)을 상대한다. 그 전에 베네수엘라(12일), 멕시코(14일)와 차례로 맞붙는다. 베네수엘라, 멕시코를 상대로 남은 2승을 채우려 할 터. 하지만 오히려 점점 더 힘겨운 일정이다. 센 팀과 잇달아 겨뤄야 한다.
뚜껑을 여니 베네수엘라, 멕시코의 전력은 만만치 않았다. 2시간의 우천 지연에 따른 영향이 없지 않았겠지만, 베네수엘라는 미국에 역전승을 거뒀다. 첫 경기만 해도 잠잠하던 타선은 한 번 불이 붙으니 무섭게 타올랐다. 더욱이 3연속 주간 경기를 치르는 건 베네수엘라의 이점이다.
멕시코는 베네수엘라보다 더욱 인상적이었다. 베네수엘라를 잡았던 뒷심은 우연이 아니었다. ‘우승후보’ 일본 마운드를 두들기며 흥미진진한 승부를 벌였다. 일본이 덜미를 잡힐 뻔 순간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안타는 멕시코가 13개로 일본(12개)보다 더 많았다. 그만큼 화력이 막강하다. 기복이 없을 정도. 프리미어12 개막 직전까지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멕시코지만, 최하위 전망을 우습게 만들었다.
‘4승’의 미국과 만나는 일이 없게 됐다. 미국 또한 베네수엘라전 패배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자칫 8강에서 A조 수위와 겨뤄야 하는 판이다. B조 1위 자리를 놓고 다툴 것으로 여겼던 미국으로선 자존심이 상한 건 물론, 예선 끝까지 승리에 불을 켜고 덤벼들게 됐다.
난해하다. 그리고 난적이다. 일본도 강했고 도미니카공화국도 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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