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누구든지 영웅이 되고 있다. 그 가운데 1패 후 1승, 그리고 2승.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의 고난이 한 꺼풀씩 벗겨지고 있다.
타선은 깊은 잠에서 깨어났다. 집중력 결여로 여러 차례 밥상을 걷어차더니 이제는 언제 그랬냐는 듯 ‘놀라운’ 집중력으로 찬스를 놓치지 않고 있다. 한 번 점수를 뽑으면, 2~3점은 기본이다.
식을 줄 모르는 열기다. 만 하루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한국은 안타 25개와 홈런 3개, 4사구 11개를 묶어 대거 23점을 뽑았다.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 도미니카공화국과 베네수엘라 마운드는 ‘불 난 호떡집’이었다.
프리미어12 득점 부문에서 네덜란드(28득점), 미국(26득점)에 이어 3위다. 지난 8일 삿포로에서 일본에게 0-5로 졌던 걸 고려하면, 대만에서만큼은 그 누구보다 무시무시한 타격을 자랑했다. 특히, 8실점으로 일본(7실점)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다. 공수 균형이 상당히 잘 잡혀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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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재균(16번)은 지난 12일 프리미어12 베네수엘라전에서 1호 안타, 1호 타점, 1호 홈런, 1호 멀티히트 등을 신고했다. 사진(대만 타오위안)=천정환 기자 |
반면, 한국은 고르다. 특히 주전급 가운데 타율 3할 이상은 수두룩하다. 연타석 홈런을 쳤던 황재균이 5할을 기록하는 가운데 김재호(4할2푼9리), 이대호(4할), 김현수(3할8푼5리), 손아섭, 정근우(이상 3할3푼3리)가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대타로 중용되는 오재원(5할)과 김상수(3할3푼3리)도 불방망이다.
이 같은 활약이 매 경기 반복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가운데 서로를 보완해주고 있다는 게 흥미롭다. 어제는 네가, 오늘은 내가. 그렇게 돌아가며 영웅이 탄생하고 있다. 누구만 튀는 게 아니라 누구나 얼마든지 튈 수 있다.
베네수엘라전에서 4안타 2홈런 3타점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황재균은 하루 전날만 해도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강민호와 김재호도 눈을 뜨면서 황재균과 함께 공포의 하위타선을 완성시켰다.
일본전에서 중심타자로서 제 역할을 못했던 김현수와 이대호는 대만으로 건너간 뒤 그 사명감을 다하고 있다. 활로를 찾지 못했던 테이블세터도 이제는 아니다. 밥상을 정갈하게 차려주고 있다.
누구나 부진할 수 있으나 누구나 곧 잘 할 수 있다. 타선 폭발 속에 홀로 침묵했던 박병호(타율 1할6푼7리)도 예외는 아니다. 한일전에서 멀티히트로 자존심을 세웠던 그는 내일의 영웅이 될 수 있다.
마운드 또한 선발과 불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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