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근한 기자] 빨리 진 태양과 여전히 침착했던 여왕벌이었다. 한국 야구대표팀 옆구리 투수진이 엇갈린 활약을 펼쳤다.
한국은 14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이하 프리미어12) B조 조별예선 멕시코와의 4차전서 4-3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미국전과 관계 없이 3승 1패를 기록,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김인식 한국 야구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전 필승 요소로 잠수함 투수진을 꼽았다. 중남미 타자들에게 강한 옆구리 투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멕시코전 선발 투수로 나선 이태양도 역시 멕시코를 겨냥한 맞춤형 카드였다.
하지만 이태양은 기대만큼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단 1안타만을 내줬으나 볼넷을 2개 허용하했고 전반적으로 투구수가 많았다. 이태양은 1회부터 상대 주자가 2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2회에도 삼진 하나를 포함해 삼자 범퇴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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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양(왼쪽)-정대현(오른쪽) 사진(대만)=천정환 기자 |
2실점한 가운데 3회를 마친 이태양의 투구수는 62개였다. 다소 이른 시점일수도 있었으나 한국 벤치는 이태양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국제 대회 첫 선발 등판에도 가능성을 보였으나 다소 이른 강판 시점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반면 ‘베테랑’ 옆구리 정대현은 관록투를 펼쳤다. 8회 1사 후 차우찬의 공을 이어 받은 정대현은 연속 땅볼을 유도하면서 8회를 깔끔하게 마쳤다.
베테랑에게도 위기는 찾아왔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정대현은 선두 소사에게 7구째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준 것. 멕시코는 후속 로페즈에게 희생 번트를 지시해 동점을 노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1사 2루에서 페나와 정대현의 승부는 이날 경기의 승부처였다. 역시 여왕벌은 침착했다. 정대현은 6구째 낮은 코스의 115km 슬라이더로 3루 뜬공을 유도해 아웃
정대현의 몫은 거기까지였다. 아웃 카운트 한 개를 남기고 정대현은 이현승에게 공을 넘겼다. 이현승은 플로레스를 삼진으로 잡아내고 짜릿한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이태양이 다소 이른 강판 시점으로 아쉬움이 남았다면 정대현은 위기 상황에서 침착한 모습으로 여전한 관록투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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