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베이) 김원익 기자] 우규민(LG)은 간절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우규민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5차전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상황에 등판해 선두타자에게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이후 오심이 나온데 이어 브렛 아이브너에게 적시타를 맞고 쓰린 패전의 멍에를 썼다.
2-2 승부치기의 극심한 부담 속의 등판. 하지만 오심이 모든 것을 망쳤다. 승부치기는 무사 1,2루 상황에서 양쪽이 공격과 수비 기회를 갖는 방식. 투수에게는 그야말로 치명적인 실점을 내줄 수 있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회는 이번대회 누구보다 등판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불의의 부상으로 부진했던 우규민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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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만)=천정환 기자 |
최상의 시즌을 보낸 이후 국가대표 발탁을 간절히 기다렸다. 결국 국가대표의 꿈이 이뤄졌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지만 쿠바와의 평가전서 공에 손을 강타당했다. 이후 빠른 속도로 몸을 끌어올리며 복귀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지만 손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등판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15일 경기 전 만난 우규민은 “물론 선발투수로 뽑혀서 나가겠다는 마음이 는데 선발 등판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지금은 보직을 가릴 때가 아니다”라며 “어떤 상황에서라도 나갈 수 있다. 이제 중간 구원투수로 몸을 풀어보니까 예전 생각도 나고 준비가 되어 있다. 정말 경기에 나서고 싶다”며 간절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침착했다. 선두타자 프레이저에게 3루수 방면의 얕은 뜬공을 이끌어냈다. 만약 잡았다면 아웃카운트 1개만 늘어나는 상황. 인필드 플라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을 노렸다. 타구가 바운드 되길 기다려 잡은 이후 3루로 연결해 병살타를 이끌어내면서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침착하고 영리한 우규민의 수비가 돋보였던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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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장 10회 승부치기서 상대 도루 시도가 정근우의 글러브에 가로 막히고 있다. 사진(대만, 티앤무)=천정환 기자 |
우규민의 역할은 거기까지였다. 조무근과 교체된 우규민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마운드서 내려왔다. 한국은 이어진 10회 말 결국 이 점수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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