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만, 타이베이) 김원익 기자]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이 오심에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됐다. 여러모로 문제가 많은 대회 운영에 씁쓸함만 커지고 있다.
한국은 15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프리미어12) 예선라운드 5차전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승부 끝에 2-3으로 패했다. 하지만 10회 석연찮은 오심이 패배의 빌미가 됐다는 점에서 두고두고 아쉬울 결과였다. 물론 8강은 진출했지만 조2위와 조 3위로 8강에 진출하는 것은 여러모로 상황이 다르다.
특히 15일 경기가 열렸던 티엔무 구장 전광판 컨트롤 관제실에서 화재가 나면서 조명탑까지 불이 옮겨 붙었다. 한국이 경기를 마친 직후 벌어진 일이었다. 결국 한국과 쿠바와의 8강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티엔무 구장서 경기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차질이 빚어졌다. 한국은 숙소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30~40분 거리인 티엔무 구장이 아닌 최대 2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경기장에서 경기를 치르게 됐다. 이동거리에 더해 대만으로 넘어 온 이후 한 번도 훈련이나 경기를 해보지 않은 경기장이라는 점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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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프레이저의 2루 도루 시도가 정근우의 글러브에 막히고 있다. 사진(대만, 티엔무)=천정환 기자 |
오심 내용부터 황당했다. 정규이닝 9회까지 승부를 가려지지 않았고 경기가 결국 연장 승부치기로 흘러갔다. 승부치기 규정대로 무사 1,2루 상황에서 우규민이 등판했다. 우규민은 선두타자 프레이저의 번트를 직선타로 처리하지 않고 바운드 시킨 이후 침착하게 연결, 3루와 2루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이어 상대 프레이저의 2루 도루를 강민호가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면서 연장 10회 말 한국의 공격 기회가 돌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후속 상황에서 눈을 의심케 하는 오심이 나왔다. 프레이저의 스파이크가 정확하게 정근우의 글러브에 가로막혔음에도 대만 국적의 2루심 왕청헝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결국 흔들린 우규민은 후속 아이브너에게 우측 방면의 적시타를 맞고 실점을 하고 말았다. 한국은 이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그대로 패했다.
경기 종료 후 김인식 감독은 “선수들이 잘 싸웠는데 초반에 미국 선발투수의 볼을 너무 못쳤다. 후반에는 찬스가 있었는데 그걸 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 됐다”며 타선 침묵을 가장 큰 패인으로 꼽았다.
이날 경기에 앞서 대만과 푸에르토리코와의 경기서도 아쉬운 판정들이 나왔다. 그 경기를 지켜본 김인식 감독은 “2회에 누가봐도 푸에르토리코 쪽에 세이프인 장면이 있었는데 아웃 판정이 나오더라”면서 여러모로 8강전에서 대만을 상대하게 되는 것을 경계했다. 경기력에서가 아닌 심판 판정등의 외적인 변수가 생길 것을 우려한 것이었다.
그런데 대만전도 아닌 경기서 결국 변수가 생겼다. 김 감독은 “아쉽긴 아쉽지만 심판이 그렇게 봤다는데 뭐 어쩌겠나”라며 “시합을 하다보면 이런일 저런일이 있을 수 있다”며 대범하게 받아넘겼다. 그렇지만 “한국에서도 하고 있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하고 있는 (비디오판독) 합의 판정도입이 필요할 것 같다”며 뼈가 있는 쓴 소리를 했다.
8강서 만일 쿠바를 넘어선다고 하더라도 조 3위로 떨어져 다른 그룹에 묶이면서 예상보다 이른 4강 대진서 일본을 만나게 됐다. 이기지 못한 것이 한국의 잘못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오심으로 애꿎은 추가 피해를 계속 보게 된 상황에서 항의나 항소조차 할
인필드 플라이아웃이 아닌 경우 인필드 플라이아웃으로 선언하는 등의 일이다. 결국 명백한 오심에 어떤 추후 대처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쓰디쓴 유감만 남게 됐다.
그렇다면 도대체 누가 책임을 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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