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잠실) 서민교 기자] 진짜 김선형(27·서울 SK)이 돌아왔다. 원정 복귀전은 예열에 불과했다. 잠실 안방에서 복귀전을 치른 김선형은 코트를 지배했다. 오직 김선형을 위한 쇼타임이었다. 하지만 팀 SK는 또 웃지 못했다.
김선형은 중앙대 재학 시절 불법 스포츠도박을 한 혐의로 한국농구연맹(KBL)으로부터 2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올 시즌 20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사회봉사 활동으로 자숙의 시간을 보낸 김선형은 지난 2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동부와의 원정경기서 복귀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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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실 안방에서 포효하고 있는 서울 SK 김선형. 사진(잠실)=천정환 기자 |
김선형도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선수들의 스타일을 파악해 경기 운영을 하는데 더 중점을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형이 준비한 진짜 무대는 잠실 홈이었다.
김선형은 바로 다음날인 2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펄펄 날았다. 3쿼터까지 3점슛은 없었다. 대신 코트를 휘젓고 다녔다. 올 시즌 SK에서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스피드의 트랜지션이 이뤄졌다.
김선형은 3쿼터까지 17득점을 기록했고, 대부분의 득점은 화려한 개인 돌파에 의한 레이업이었다. 또 2개의 스틸과 6개의 어시스트를 더했다. 상대 수비의 혼을 빼놓은 뒤 동료들을 살리는 패스가 압권이었다.
SK는 전반을 34-38로 뒤졌다. 하지만 3쿼터 들어 전세를 뒤집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조동현 kt 감독이 가장 우려했던 트랜지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기 때문. 조 감독은 “김선형이 합류하면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SK의 빠른 트랜지션이다. 팀 전체 분위기가 살아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 감독의 우려는 현실이 됐다. 김선형은 3쿼터 4득점을 올렸으나 어시스트 4개를 배달했다. 드워릭 스펜서가 3점슛 2개를 포함해 12득점을 몰아쳤다. 데이비드 사이먼도 김선형의 패스를 받아 8득점을 기록했다. SK는 60-58로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4쿼터 들어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왔다. 김선형과 함께 코트에 나선 이정석이 상대 수비가 허술한 틈을 타 3점슛 2개를 성공시켰다. 김선형에 수비가 집중되면서 나온 파생 효과였다.
분위기를 탄 SK의 공격은 김선형이 주도했다. 66-59로 앞선 4쿼터 초반 10점차로 달아나는 김선형의 3점슛이 폭발하면서 분위기는 최고조로 올랐다. 이후 kt 축격의 맥을 끊은 것도 김선형이었다. 김선형은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운 돌파에 이은 레이업과 플로터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kt 수비를 붕괴시켰다.
하지만 경기 막판 집중력에서 kt가 앞섰다. kt는 마커스 블레이클리의 저돌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재역전에 성공했다. SK는 종료 직전 사이먼이 5반칙 퇴장까지 당해 위기에 몰렸다. 조성민의 정확한 자유투로 kt가 81-78로 앞섰다. 김선형은 종료 45.6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를 얻었으나 1개만 성공시켰다. 81-79, 2점차. kt 박상오도 21.3초 전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 하지만 블레이클리가 천금같은 리바운드를 잡아낸 뒤 조성민이 파울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켜 경기를 끝냈다.
김선형은 이날 전날(21일) 23점보다 많은 25점을 폭발시켰다. 하지만 SK는 79-83으로 졌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잠실을 들썩이게 한 김선형 효과는 대단했다.
한편 앞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창원 LG의 경기에서는 김태술이 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KCC가 83-73으로 이겼다.
[mi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