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다사다난, 이 말이 딱 어울리는 2015년 프로야구다. 1982년 출범 이래 사상 첫 10구단 시대를 열었으며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하지만 부끄럽고 시끄러웠던 일도 많았다.
‘MK스포츠’는 12월 1일부터 31일까지 2015년 프로야구의 이슈를 숫자로 정리한다. 올 한 해가 남은 날짜만큼 풀어간다. 12월 12일은 2015년의 남은 20번째 날이다. 20에 관한 이슈를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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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가 전략적으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최영환은 롯데로 이적했다. 사진=MK스포츠 DB |
20 : FA 보상선수 지명 시 보호선수 숫자
스토브리그를 달구는 가장 뜨거운 이슈는 늘 자유계약선수(FA) 영입이었다. 지갑을 열기만 한다면 가장 손쉽게 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방법. FA 영입 결과에 따라 이듬해 각 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일도 허다하다. 그렇다면 늘 부자구단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시장의 이치일까. 이를 막기 위한 반대급부도 있다.
야구규약에 따르면 외부 FA 선수를 영입한 구단은 해당선수의 원소속 구단에 전년도 연봉 300% 혹은 전년도 연봉 200%와 보상선수 1명을 줘야한다. FA로 선수가 이탈한 구단이 전력을 회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보장된 셈이다.
이 경우 보상선수는 각 팀이 제출한 보호선수 20명 외 명단에서 선발한다. FA로 선수를 영입했지만 다시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팀은 강제로 빼앗기는 수탈의 입장이 된다. 당연한 절차지만 누구나 자기의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작게 느껴졌던 크기의 효용 손실도 크게 느껴지는 법이다.
이 때문에 머리싸움도 치열하게 진행된다. 빼앗기는 자와 가져오려는 자 간에 심리를 읽으려는 ‘수싸움’이 펼쳐진다. 보상선수들의 성공사례도 최근 꽤나 나오면서 이 영입전쟁은 더욱 심화되는 양상이다.
올 시즌도 FA 영입이 마감된 이후 많은 선수들이 보상선수 규정에 따라 팀을 옮겼다. 유한준을 넥센으로부터 영입했지만 신생구단 혜택을 받는 kt를 제외한 각 구단들의 선수들의 대거 이동이 일어났다.
SK는 포수 정상호의 이적 보상선수로 LG소속이었던 우타 거포 기대주 최승준을 영입했다. 이어 롯데로부터 우완투수 김승회를 받았다.
롯데도 한화로 이적한 투수 심수창의 보상선수로 우완 강속구 투수 박한길을 뽑았다. 삼성은 NC로 이적한 박석민의 반대급부로 내·외야 멀티플레이어 최재원을 지명했다. 손승락이 롯데로 이적한 넥센은 보상선수 대신 300%의 보상금만 받는 의외의 선택을 내리기도 했다.
이제 SK가 17일까지 정우람의 보상선수를 한화로부터 지명하면 모든 이동이 끝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바로 지난달 30일 한화가 2016년 보류선수 명단에서 무려 13명의 선수를 대거 제외한 것. 이 명단에는 앞선 2차드래프트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돼 있던 투수 최영환, 박성호, 포수 지성준 등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수술 이후 재활이 필요한 선수들이었지만 불과 며칠만에 한화 구단의 입장이 바뀐 것.
이것은 외부 자유계약선수(FA) 2명을 영입한 한화가 보상 선수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쓴 편법의 일환이기도 했다.
한화는 이들 3명을 포함해 추가로 몇 명의 선수들에게 일단 육성선수로 오는 1월 말 재영입을 한 이후 정식선수 신분으로 전환해 주겠다는 구두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지난 10일 롯데가 자유계약으로 공시된 선수 중에서 최영환을 영입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최영환은 지난 2014년 2차 1라운드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유망주다. 2014시즌에서 총 51경기(66이닝) 등판해 1승 2패 2홀드 1세이브를 기록했다. 140km대 중후반의 빠른 공을 가진 선수. 롯데의 연고지
선수들의 입장에서는 구단의 약속이 있었다고 할지라도 자의가 아닌 타의로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전락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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