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진수 기자] 한 바퀴를 열심히 달렸다. 그러나 누구는 잘 달리기도 했으나 누구는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오래 달리기에 결승선은 없다.
현재 숨을 고르고 있을 뿐이다. 페이스 조절은 저마다 다르다. 누구는 초반부터 치고 나갈 테고, 누구는 막판 스퍼트를 노릴 테다.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오래 달리기에 ‘정답’은 없다. 저마다의 ‘방식’이 있을 뿐이다.
다들 한 바퀴를 얼마나 잘 달렸을까. 그리고 더 잘 달리기 위해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 프로야구 10개 구단 단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들의 솔직한 자평을, 그리고 스케치 중인 밑그림을.<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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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석현 NC 다이노스 단장은 올 시즌 팀 성적에 만족하면서도 내년을 바라봤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관중 증가"라는 목표가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
NC는 2015년 또 하나의 도약을 이뤘다. 스프링캠프에서 원종현의 암 진단 소식이 전해지면서 출발은 무거웠다. 시즌 초에도 주춤하면서 불안감을 키웠다. 그러나 기우였다. 5월에만 20승1무5패를 기록하면서 말 그대로 ‘거침없이’ 질주했다. 8월에는 19승5패라는 또 한 번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면서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선두다툼을 벌였다. 최종 정규시즌 성적은 2위. 지난 해(3위) 보다 한 단계 올라섰다. 2013년 첫 1군 무대에 올라 7위를 기록한 NC는 2년 연속 순위를 끌어올렸다. 구단 첫 플레이오프에서는 최종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그러나 ‘아기 공룡’은 무럭무럭 성장했다.
배석현 NC 단장은 “감독의 리더십과 손민한, 이호준, 이종욱 등 고참들이 선수들을 잘 이끌어줬다. 젊은 선수들은 의욕과 도전 의식을 보여줬고 팀워크가 잘 맞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뛰는 사람들만의 공은 아니다. 배 단장은 “올 시즌 늘어난 144경기는 또 하나의 도전이었다. 큰 부상 없이 완주했다는 것의 트레이너들의 공도 크다”고 강조했다.
1군 진입 3년만에 이런 성적을 거두긴 쉽지 않다. 지속적으로 그리고 가파르게 상승세를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배 단장은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성적이었다. 운이 좋았다. 프로야구 흥행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창단 때부터 준비를 했는데 선수단이 잘 뭉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팀 성적에 비해 관중 숫자는 기대보다 낮았다. NC는 올해 총 52만 2668명의 관중을 홈으로 불러들여 전체 9위에 그쳤다.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지난 해(46만7033명)보다 많은 관중을 동원하는데 성공했지만 평균 관중 수(7297명→7259명)는 오히려 소폭 하락했다.
배 단장은 “창원시는 총 인구가 약 110만 명으로 1000만 명이 넘는 수도권에 비해서는 관중 동원에 조금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대중교통의 부족, 야구장 접근성이 떨어지는 등 여러 해결해야 될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NC는 올해 여러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다졌고 여러 마케팅을 펼치면서 관중을 이끌기 위한 준비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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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의 내년 시즌 최우선 과제는 관중 60만명 돌파다. 이를 위해 FA시장 최대어라고 꼽힌 박석민을 영입했다. 그 밖에도 창원시 등 여러 지방 기관 및 단체와도 협력할 예정이다. 2018년 완공되는 새 야구장을 위한 초석이기도 하다. 사진=MK스포츠 DB |
이런 이유로 NC의 내년 최우선 목표는 관중 늘리기다. 배 단장은 “내년 시즌 관중 목표는 60만 명 이상이다. 경기 당 8~9000명 이상씩 관중이 모여야 가능한 숫자”라고 말했다. 마산구장의 정원은 11000석으로 NC에게는 또 하나의 도전이다.
이는 2018년 9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새 야구장을 맞아들이기 위한 준비 과정이기도 하다. 새 야구장에 가득찬 관중들과 함께 좋은 출발을 하겠다는 의미다. 배 단장은 “기본적으로 다이노스의 경기가 재미가 있어야 한다”면서 “프런트는 관중들에게 좋은 경험을 만들기 위한 숙제를 안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창원시 등 여러 기관 및 단체들의 역할도 도움이 된다. 그는 “창원시장 이하 행정부 및 여러 사회 단체들이 야구단에 관심을 가져 주시고 있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자유계약선수(FA) 대어였던 박석민을 4년 최대 96억 원이라는 큰 금액에 영입한 것에도 ‘관중 증가’라는 목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배 단장은 “박석민은 경기장에서 관중들이 보고 싶어하는 선수”라면서 “이번 FA시장에 나온 선수 중 박석민이 그런 가치성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홈경기가 있는 72일은 창원시의 축제의 날로 만들어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의 아쉬움을 달래야 하는 만큼 성적도 좋아야 한다. 특히 유망주가 많은 NC로서는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한다. 배 단장은 “구단은 지속적으로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망주가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시즌 보완해야 될 점으로는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한 손민한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라고 했다. 배 단장은 “다가오는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선수가 올라올지 기대하고 있다”면서 “젊은 선수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할 것 같다. 김경문 감독 및 코칭스태프들이 현장에서 잘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NC의 이 모든 노력의 최종 목표는 ’즐거움’이다. 배 단장은 "야구의 목적이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면서 "어떻게 팬들과 소통할지 고민한다. 시즌을 치르다보면 생기는 기쁜일, 추억 등을 공유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태일 NC 대표가 강조하는 ’좋은 사람들의 야구’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배 단장은 "좋은사람들이 하는 야구에 근접할 수 있도록 상대방을 존중하는 야구를 하려고 한다"면서 "그런 대외적인 메시지들이 팀의 여러 구성원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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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는 젊은 선수들이 대다수인 팀이다. 그만큼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했다. 손민한(맨 오른쪽)은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사진=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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