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그동안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정도다.”
지난 15일 미국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인천공항에서 만난 윤요섭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무거운 각오를 짊어진 것 같기도 하고 반대로 마음을 비운 것 같기도 한,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읽히는 얼굴이었다. 스스로도 “말로는 표현이 안 된다”고 복잡한 심경에 대해 언급했다.
kt 포수진에는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킨 장성우가 빠져있다. 기회는 윤요섭을 비롯해 김동명, 김종민, 이희근 등에게 돌아왔다. 장성우가 주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없을 수도 있던 주전 경쟁 기회를 다시 잡았다. 이제 2016년은 윤요섭 야구 인생을 완전히 뒤흔드는 큰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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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요섭이 지난 15일 미국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남다른 각오를 새겼다. 사진(인천공항)=정일구 기자 |
지난 가을, 시즌을 모두 마친 뒤 많은 생각을 한 결과다. 윤요섭은 “마무리캠프를 시작하기 전부터 한 시즌을 돌아보면서 반성이 정말 많이 되더라. 내가 지금까지 뭘 했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 뼈저린 자기반성을 토해냈다. “트레이드 되고 와서 한 시즌을 겪고 좋은 코치님들과 하다 보니까 ‘내가 야구를 왜 이렇게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프로인데 눈 앞에 보이는 파리 잡듯이 앞에 있는 것만 보고 하루하루를 살지 않았나 싶었다. 야구는 배우면 배울수록 힘든 스포츠인데 내가 그 사실을 너무 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감정을 고스란히 가지고 지난 12월부터 1월 10일까지 혼자 일본을 찾아 훈련했다. 일본에서는 운동을 하면서 몸을 만들 수 있었는데, 그에 못지않게 마음도 단단해졌다. 자신을 조금 더 깊숙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됐다. “일본 프로선수들도 개인훈련을 왔더라. 그 선수들에게서도 열정이나 야구를 대하는 자세를 배우는 시간이 됐다”며 “야구를 너무 일로만 여
이제 철저한 반성 끝에 과거는 묻어둔다. 또 다른 인생을 맞을 준비를 한다. 윤요섭은 “이제 (스프링캠프서) 몸과 정신을 끌어올릴 준비가 돼 있다”며 새 시작에 굳은 결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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