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피오리아) 이상철 기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최근 들어 외국인투수 농사가 성공적이었다. 사도스키(3년 29승 24패 평균자책점 4.03), 옥스프링(2년 23승 15패 평균자책점 3.75), 유먼(3년 38승 21패 평균자책점 3.89) 등은 기대만큼의 제 몫을 해줬다.
롯데의 외국인투수 농사는 2015년에도 풍년이었다. 린드블럼과 레일리는 각각 13승과 11승으로 24승을 합작했다. 팀 내 두 자릿수 승리투수, 그리고 선발투수 중 3점대 평균자책점(린드블럼 3.56-레일리 3.91)은 이들 뿐이다.
롯데가 린드블럼, 레일리와 재계약 수순을 밟는 건 당연했다. 다른 구단의 외국인투수가 시즌 도중이든, 마친 다음이든 얼굴이 바뀐 것과 다르게 롯데는 계속 그 얼굴이었다.
린드블럼과 레일리의 KBO리그 2번째 시즌, 롯데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조원우 감독이 새로 부임했다. 조 감독은 이들을 변함없이 ‘원투펀치’로 활용할 의사를 피력했다. 지난해만큼만 해줘도 충분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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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의 원투펀치이자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 그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희망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
린드블럼은 지난해 최고의 ‘이닝 이터’였다. 32경기에 나가 210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6⅔이닝을 책임졌다. 완봉 1회-완투 2회도 기록. 그가 5이닝도 못 버틴 건 딱 2번이었다. 그리고 마운드 위에 있을 때 린드블럼은 듬직했다. 퀄리티스타트(QS)만 23번으로 해커(25번·NC) 다음으로 많았다. 가장 안정적인 투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비중이 지나치게 컸다. 너무 길게 던졌다. 또한, 등판 간격도 일정치 않았다. 부하가 걸리지 않을 수도 없을 터. 롯데가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에서 내리 4연패를 했다. 이 4경기의 평균자책점이 5.63(24이닝 17실점 15자책)에 이르렀다.
스프링캠프에 합류해 두 번째 시즌을 준비 중인 린드블럼은 지난 시즌 막바지 부진이 부하 때문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많은 공을 던졌지만 딱히 힘들지 않았다. 그저 내 피칭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따름이다. 시즌 끝까지 힘을 내어 연패를 끊어야 했는데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어 린드블럼은 2년 연속 최고의 ‘강철 어깨’를 꿈꾼다. 그는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다. 만약 내게 200이닝을 던질 기회가 있다면 충분히 던질 수 있다”라며 “오프시즌 공도 안 던지고 최대한 휴식을 취하며 어깨를 회복시켰다. 주위에서는 우려를 하는데, 나는 건강하다. 전혀 아프지 않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라. 이번 휴식이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러닝, 웨이트로 몸도 잘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린드블럼이 마운드 위에 서있는 풍경은 지난해보다 짧을지 모른다. 조 감독은 “우리는 5선발 체제다. 이 틀을 유지하려 한다. 때문에 린드블럼을 무리하게 던지게 하려 할 생각은 없다”라며 ‘관리’를 할 뜻을 피력했다. 등판 간격은 물론 이닝 소화도 그렇다.
롯데는 지난해 불펜이 말썽을 부려, 골머리를 앓았다. 잦은 방화로 살 떨리는 승부를 만들었다. 선발투수의 승리 요건이 날아가는 건 덤이다. 린드블럼도 그 ‘손해’를 봤다. 그런 점에서 손승락, 윤길현의 가세로 뒷문이 단단해진 걸 누구보다 반기는 건 앞문일 터.
린드블럼은 “글세, 지난해 우리 불펜은 그렇게 약하지 않았다. 부상자가 잇따른 가운데 김성배, 강영식, 이성민 등이 제 역할을 했다. 이번에 새로 2명이 가세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올해는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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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 자이언츠의 원투펀치이자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 그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희망했다. 사진(美 피오리아)=옥영화 기자 |
조 감독은 팀을 중요시 여기는 지도자다. 린드블럼은 그 철학에 감명 깊은 것일까. 아니면 이해력이 빠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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