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호주, 시드니) 김원익 기자] 벌써 숫자도 척척이다. 식성도 한국 사람이 다 됐다.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외인타자 닉 에반스(30)가 탁월한 적응력을 선보이며 ‘한국형 외인’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두산의 1차 전훈 스프링캠프가 열리고 있는 호주 시드니에는 어색한 발음이지만 또렷한 한국어로 숫자를 읽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 바로 올해부터 두산에서 뛰게 된 에반스. 에반스는 지난달 25일 총액 55만달러에 입단계약을 맺었다. 1루수와 외야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에반스는 현재 김현수가 빠진 두산의 중심 타선, 그중에서도 4번타자를 맡을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중요한 전력인 에반스는 요즘 숫자 공부에 한창이라고. 두산 관계자는 “동료들에게 물어도 보고 스스로 인터넷을 통해 공부도 해서 1부터 10까지는 물론 2~30 등 10단위 숫자도 읽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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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닉 에반스는 벌써 숫자를 다 뗀 모습으로 두산 선수단을 깜짝 놀라게 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에반스가 한글에 일정한 논리와 규칙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 두산 관계자는 “아직은 미흡하지만 한국어 실력이 일취월장 중이다”라며 엄지손가락을 내밀었다. 한국어에 흥미를 느낀 에반스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을 빠르게 습득하고 있다는 부연 설명이다.
두산의 새로운 외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30)도 한국어 습득에 한창이다. 이미 간단한 단어로 인사하는 것 정도는 단계를 뗐다. 스스로 한국어 배우기에도 열의를 보인다고. 에반스와 보우덴이 나란히 마주 앉아 한국어로 이야기를 하는 모습에 두산 선수단이 배꼽을 쥘 정도다.
두산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적극적이고 의욕적인 성격이다. 예의 바르고 젠틀한 성격이면서 선수단에 녹아들려는 노력이나 배우려는 자세가 아주 좋다”며 선수들의 적극적인 자세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더스틴 니퍼트는 이제 훈련 중 한국어를 더 많이 쓸 정도. 그런 니퍼트와도 잘 어울리고 있는 에반스와 보우덴은 한국음식도 곧 잘 먹는다고. 벌써 젓가락질도 제법 잘하고, 한국 교민이 준비하는 점심과 저녁 한식도 상당히 잘 먹고 있다.
에반스는 “한국 음식 가운데 코리안 BBQ(갈비, 삼겹살 등)와 면종류를 좋아한다”며 “그래서 젓가락질도 잘 한다. 선수단에게 준비된 한국 음식이 아주 맛있다”며 한국 음식사랑을 표현하기도.
보우덴은 대식가다. 한국 음식 몇 그릇을 뚝딱 비워내는 화끈한 식성이 김태형 두산 감독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이미 두 사람 모두 적응력이나 식성까지 두산 맞춤형 선수다.
지난해 두산은 외인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정규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는 건강한 니퍼트와 새로운 외인들의 합류로 지난해와 다른 기대감이 피어나고 있다. 빠른 적응력을 보이고 있는 에반스와 보우덴의 모습에서 순조로운 한국리그 적응에 대한 기대치도 쑥쑥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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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보우덴은 소문난 대식가. 이미 한식 마니아가 됐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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