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조범현 kt 위즈 감독이 지난해 팀을 운영하면서 꾸준히 했던 고민은 선수층에 관한 것이었다. 선수층이 워낙 얇기도 했지만 선수단 내에서 가교 역할을 할 ‘중간층’이 적다는 것도 고민거리였다.
각 팀에서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선수들이 맡고 있는 이 중간층은 나이 편차가 큰 선수단의 이음새로 불린다. 고참 선수들과 이제 막 프로 세계에 뛰어든 신예들을 아우를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kt에는 올해로 만 30세가 된 1986년생 외야수 오정복, 투수 홍성용, 포수 김종민이 중간층으로서 밝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제대로 몫을 하고 있다. ‘86라인’ 친구들은 평소 서로 의기투합을 하며 똘똘 뭉치면서도 선후배 관계에서는 충실한 연결고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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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위즈의 연결고리를 담당하는 1986라인 오정복-홍성용-김종민. 사진=MK스포츠 DB |
오정복은 현재 캠프에서 가장 말이 많은 선수다. 평소에도 유쾌한 선수지만 고된 일정을 이어오고 있는 스프링캠프서는 그 역할이 더욱 빛난다. kt 관계자는 “훈련이 힘들다보니 선수들이 많이 지치는데 오정복은 분위기 메이커로, 큰 소리로 훈련하면서 선수들을 재미있게 해준다”고 전했다. 오정복이 속한 조는 항상 시끄럽다는 설명이다. 오정복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기량도 한층 더 끌어올려 눈도장을 받고 있다.
홍성용은 투수조 조장을 맡고 있다. 선수들을 리드하는 조용한 카리스마가 빛난다. 팀에서는 ‘밀당’을 정말 잘하는 리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수들에게 특별한 잔소리를 하지 않는데도 선수들이 자연스레 따른다는 것. 프로에서는 조금 늦게 빛을 보기 시작했지만 야구를 대하는 그의 절실한 태도는 많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기도 한다.
오정복, 홍성용이 트레이드를 통해 중간 합류했다면 김종민은 kt 창단 멤버로 가장 오래 뿌리를 내리고 있던 선수다. 그만큼 팀과 선수에 대해 잘 알고 책임감이 크다. 김종민은 야수조 조장을 맡아 주장 박경수를 받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평소 온화한 성격이 조장 역할을 할 때도 군데군데 묻어난다. 전 포지션을 통틀어 가장 힘든 포수 훈련을 하면서도 파이팅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말.
이렇게 kt ‘86라인’은 각자의 위치에서 중간층의 역할을 100% 소화하고 있다. 올 시즌 달라질 kt의 모습을 만들어갈 주역들이기도 하다.
[chqkqk@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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