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지난 2015년, 그보다 더 잔인하게 시즌을 마친 선수가 있었을까.
텍사스 레인저스 주전 유격수 엘비스 앤드루스는 지난해 10월 15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디비전시리즈 5차전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팀이 3-2로 앞선 7회말, 앤드루스는 3개의 수비 실책에 연달아 연루됐다. 첫 타자 러셀 마틴의 땅볼 타구를 잡다가 놓쳤고, 이어 케빈 필라의 1루 땅볼 때 1루수 미치 모어랜드가 그에게 악송구를 했다. 다음 타자 라이언 고인스의 번트 때는 3루 커버를 들어갔지만, 공을 잡지 못해 무사 만루를 허용했다.
![]() |
↑ 엘비스 앤드루스가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美 서프라이즈)= 김재호 특파원 |
“지워버리고 싶지만,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 있다” 25일 훈련 시작 전 클럽하우스에서 취재진과 만난 앤드루스는 지난해 아픈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라고 털어놨다.
그는 “그때처럼 누구도 제대로 하지 못했을 때는 더 좋아지기를 원하게 된다.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유지하려고 애썼다”며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오프시즌 기간, 그는 아픈 기억을 씻어내기 위해 해외여행도 떠났다. ‘MLB.com’ 등 현지 언론과 가진 다른 인터뷰에 따르면, 월드시리즈가 진행되는 기간 자신의 어머니, 여자친구와 함께 2주간 유럽 여행을 떠났다.
자신을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그곳에서 그는 야구를 잊고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일어난 일을 잊어버릴 수 있는 키였다. 멀리 떠나 야구에 대한 생각은 잠시 잊고 쉬었다.”
주변 사람들의 위로와 지지는 또 하나의 힘이었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 이어진 동료들의 격려는 그를 일으켜 세우는 결정적인 힘이었다.
“경기가 바로 끝난 뒤 동료들이 많은 지지를 보내줬다. ‘우리는 팀으로서 진 것이다’라며 위로했다. 그런 생각이 많은 도움이 됐다.”
![]() |
↑ 앤드루스에게 지난해 디비전시리즈 5차전은 잊고 싶은 경기였다. 사진=ⓒAFPBBNews = News1 |
“선수로서 항상 성장하고 있다”며 말을 이은 그는 “매 순간 준비될 수 있는 정신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에서 뛰는 선수들은 모두 재능이 있다. 결국에는 얼마나 정신적으로 준비됐느냐가 중요하다”며 정신적인 무장을 강조했다.
그는 “오프시즌 기간 몸을 쉬고 치료하며 좋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 클럽하우스에 다시 돌아오고 싶었다. 이제 특별한 한 해를 시작해야 할 때”라며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greatnemo@maekyung.com]
▶ “아직도 부족” 추신수를 살아있게 하는 ‘목표의식’
▶ [캠프톡톡] 염경엽의 캠프 힌트: 결과보다는 과정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