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안산) 김원익 기자] 왕년의 ‘명품세터’가 이젠 ‘명품감독’이 됐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이 최연소 우승 감독에 이름을 올렸다. 동시에 프로배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경험한 유일한 이가 됐다. 첫 시즌 부임 후 정규리그 우승을 거둔 것도 사상 최초다.
현대캐피탈(승점 75점)은 25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경기서 OK저축은행(68점)을 세트스코어 3-0으로 꺾고 정규시즌 우승을 거뒀다.
정규시즌 1,2위 간의 맞대결. 1위 현대캐피탈이 2위 OK저축은행을 잡고 승점 3점을 획득, 승점 차를 7점으로 벌렸다. 이로써 현대캐피탈은 정규시즌 잔여 결과에 상관없이 7시즌(종전 2008-09시즌) 만에 감격적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지난 시즌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에 밀려 또 한 번 우승에 다가서지 못했다. 이에 올 시즌 지휘봉을 잡은 것은 현역 시절 ‘명품세터’로 이름을 떨쳤던 최태웅 감독이었다.현대캐피탈의 영원한 맞수인 삼성화재 출신으로 그 왕조를 이끌던 현역선수를 감독으로 임명한 파격 중의 파격이었다.
그런데 이 초짜감독이 일을 냈다. 감독 부임 이후 첫 정규시즌 우승. 동시에 기념비적인 여러 발자취를 남겼다. 올해 만 40세인 최 감독은 이전 故 황현주 감독(41세)이 세웠던 종전 최연소 우승 감독 기록을 경신했다. 또한 올 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사령탑을 잡은 최 감독은 첫 시즌 부임 이후 정규리그에 우승한 유일한 감독으로 한국배구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또 하나 의미있는 것은 바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쌓은 걸출한 업적. 쟁쟁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사령탑들을 모두 제치고 프로배구 출범 이후 정규리그 선수와 감독으로 우승을 경험한 사상 최초의 감독이 됐다.
기록뿐만 아니라 내용면에서도 압도적이었던 현대캐피탈이었다. 전반기까지 10승8패 승점 31점. OK저축은행, 대한항공, 삼성화재에 이은 리그 4위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태웅 감독이 올 시즌 도입한 ‘스피드배구’는 후반기 급격하게 자리를 잡았다. 이날까지 파죽의 16연승 행진.
현대캐피탈의 구단 역대 최다연승 기록과 단일 시즌 최다연승 기록까지 모두 경신한 끝에 결국 우승트로피라는 값진 수확을 거뒀다.
신출귀몰한 전략. 팀을 하나로 묶는 리더십 등으로 ‘최갈량’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수많은 어록도 화제다. 지난 7일 한국전력과의 풀세트 접전 끝의 기적 같은 역전승 당시 “우리 10연승 팀이야, 자부심을 가져”라는 말은 올 시즌 최태웅 감독의 리더십을 집약하는 말이 됐다.
최태웅 감독을 이제 ‘명품세터’로 불러서는 안 될 것 같다. 이미 ‘명품감독’이 된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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