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사라소타) 김근한 기자]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28)가 미국에 입성한 지도 어느덧 한 달이 다 돼가고 있다. 미국과 메이저리그 문화에 대한 적응도 곧 잘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소속이었던 선수답게(?) 음식에 대한 걱정은 없다. 다만 언어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특히 대화를 완벽히 못 알아듣는 답답함에 기분이 다운되기도 한다.
김현수는 2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사라소타 에드 스미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팀의 스프링 캠프 공식 소집 둘째 날 훈련에 임했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 만난 김현수에게 이제 어색함은 보이지 않았다. 쟁쟁한 메이저리그 선수들 사이에 있는 김현수의 라커에서 인터뷰가 진행됐다.
김현수는 취재진과 인터뷰 전 구단 식당에서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나왔다. 현지 음식 적응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었다. 한국 음식을 그리워하지도 않았다. 김현수는 “어떤 나라에 가도 음식 걱정은 전혀 안 한다. 한국 음식이 그렇게 그립지도 않다. 미국에 왔으니 현지 음식을 먹으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훈련장을 찾은 김현수의 에이전트 이예랑 대표도 “미국에서 와서 김현수에게 한국 음식을 먹으러 가자고 해도 그냥 스테이크를 먹으러 가자고 하더라”며 김현수의 식성에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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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에게 음식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진(美 사라소타)=김영구 기자 |
이렇게 음식에 대한 걱정은 전혀 없지만 문제는 언어다. 김현수는 아직 영어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 통역인 대니 리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야구 그 자체에 대한 적응에는 자신감을 드러낸 김현수다. 하지만 언어 문제가 가끔씩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김현수는 “야구 자체는 다 똑같다. 야구 내적인 적응에 관련해서 이야기가 나오는 건 다 핑계라고 본다. 다만 혼자 타지 생활을 하면서 문화에 대한 적응은 쉽지 않다. 나만 못 알아듣는 상황은 가끔 힘들 때가 있다. 기분도 다운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결국 영어를 배우는 것은 적응에 필수 요소다. 최근 통역 대니 리를 통해 계속 영어를 배우고 있다. 김현수는 “그래도 지금까지 나를 여기서 적응을 하게 해준 최고 일등 공신은 통역인 대니 리다. 제 귀와 입이 돼서 열심히 해줬다. 집에서 대니 리에게 조금씩 영어를 배우고 있다. 아직까지는 단어를 익히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수는 동료들을 항상 웃으면서 대한다. 본래 많이 웃고 얼굴도 ‘웃는 상’이기도 하지만 영어로 대화가 안 되기에 말없이 웃고만 있을 때가 많다. 김현수가 친근하게 다가온 선수로 꼽은 내야수 매니 마차도는 “김현수의 첫 인상이 좋았다. 말은 잘 안 했지만 웃는 얼굴을 보니 정말 좋은 사람인거 같고 우리 팀에 와서 기쁘다”고 웃음 지었다. 동료들에게 항상 웃는 얼굴로 좋은 평가를 받는 김현수다. 만약 영어로 의사소통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면 종종 기분이 다운 되는 일도 없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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