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강대호 기자] 제3대 UFC 페더급(-66kg)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는 실력과 입담, 2체급 위 웰터급(-77kg)까지 정복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이를 실천으로 옮기고 있는 패기까지 현 종합격투기(MMA) 최고 스타로 손색이 없다.
‘말재주’와 ‘기량’의 조화라는 측면에서는 한국에도 일찍부터 주목받은 제2대 로드 FC 라이트급(-70kg) 챔피언 권아솔(30·압구정짐)이 있다. XTM 격투기 서바이벌 쇼 ‘Go! 슈퍼코리안’ 시즌 2가 방영된 2006년 전 세계복싱평의회(WBC) -57kg 챔피언 지인진(43)과의 스파링에서 대선배를 도발하는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후 권아솔은 로드 FC 이전 한국 MMA 1위 단체였던 ‘스피릿 MC’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끌었다. 제2대 –70kg 챔피언 이광희(30·Extreme Combat)와의 경쟁구도는 국내 격투기에서 전무후무한 대립이었다. 스피릿 MC 상대전적은 2패로 열세였으나 로드 FC 챔피언 1차 방어전에서 설욕에 성공하며 ‘말이 앞선다’는 이미지도 불식했다.
권아솔의 상업적인 가치는 금전적인 대우로도 드러난다. 로드 FC에서 제41대 천하장사이자 ‘2005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 챔피언 최홍만(36)과 함께 2명뿐인 ‘2경기 총액 1억’ 이상 계약자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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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아솔이 로드 FC 라이트급 챔피언 1차 방어 성공 후 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장충체육관)=천정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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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그리거가 UFC 196 사전공식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미국 토런스)=AFPBBNews=News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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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는 6일(한국시간) UFC 196에서 라이트급 타이틀전 경험자 네이트 디아즈(31·미국)와 웰터급 경기를 치른다. 제7대 라이트급 챔피언 하파엘 도스 안요스(32·브라질)의 2차 방어전이 예정됐으나 도스 안요스의 발 골절로 대진이 변경됐다.
디아즈는 UFC 웰터급에서 1승 2패를 기록한 바 있다. 맥그리거는 라이트급까지 감량할 시간이 촉박한 디아즈의 웰터급 제안을 받아들였다. 승리하면 이를 명분으로 도스 안요스를 생략하고 제10대 웰터급 챔피언 로비 라울러(34·미국)의 3차 방어전 상대지명을 노린다.
권아솔은 3일 “라이트급 2차 방어전을 치르고 싶은데 마땅한 상대가 없다. 체중이 불어난 김에 조정 차원에서 미들급(-84kg) 경기도 괜찮은데 실력도 없는 선수들이 두 체급 아래인 나와의 대결을 회피할 정도로 배짱마저 부족하다”면서 “오죽하면 미들급 경기가 처음인 웰터급 출신 차정환(32·MMA Story)이 제4대 챔피언으로 등극했겠느냐. ‘챔피언 vs 챔피언’ 구도로 차정환의 첫 타이틀 방어전 도전자로 나서고 싶다”고 말했다.
UFC 196에 국내 MMA 팬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권아솔의 미들급 타이틀전 희망은 맥그리거의 ‘웰터급 도전’을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단지 ‘맥그리거 흉내’인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속내가 있는 건지 MK스포츠가 권아솔을 전화 인터뷰했다.
■도발 진의는 ‘이둘희와의 대결’
이둘희(27·Bros Gym)는 로드 FC 미들급에서 1승 2패 1무효를 기록하고 있다. 제3대 로드 FC 챔피언이자 UFC에서도 5전 2승 3패로 선전했던 후쿠다 리키(35·일본)와 2전 1패 1무효가 유명하다.
권아솔의 현재 체중은 92kg으로 라이트급 챔피언 2차 방어전을 준비하려면 6개월은 필요한 상태라고 전해진다. “이둘희와 미들급에서 격돌하고 싶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입만 살고 실력이 없어서 그런지 자꾸 도망간다”고 하소연한 권아솔은 “차정환은 개인적으로 친한 형이다. 이둘희를 끌어내기 위해 차정환을 언급한 것”이라고 의도를 설명했다.
■미들급 도전의사도 사실…웰터급? 시키면 한다
그러나 편한 사이라서 실례를 무릅쓰고 차정환을 이용한 것만은 아니었다. “차정환과 경기가 성사된다면 ‘벨트’가 걸려야 한다”고 로드 FC 미들급 타이틀전 희망의사를 재확인한 권아솔은 “물론 대회사가 둘의 챔피언 체급 중간지대인 ‘웰터급’에서 벨트와 무관한 ‘슈퍼파이트’를 원한다면 따르겠다”고 덧붙였다. 타이틀전 유무나 웰터급·미들급을 가리지 않고 차정환을 상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맥그리거와 비교는 사양…내가 이긴다
권아솔은 차정환을 지목한 이번 발언이 맥그리거가 연상될 수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비교에는 거부감을 보였다.
“언론 입장에선 당연히 맥그리거와 엮을 것이다.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맥그리거 아류’로 취급받는다면 기분 나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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