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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은 자신과 5개월 전 알파고 차이를 ‘선(先)’정도로 봤다. 즉 한 점 정도 차이로 본 것이다. 하지만 이후 알파고는 프로기사 기보를 바탕으로 하루 3만 번의 가상 대국을 통해 실력을 키워왔다. 대회 하루 전인 8일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매치 기자간담회에서 이세돌은 “조금 긴장은 해야 할 것 같다.여전히 자신있지만 5대 0으로 승리하는 확률까지는 아닌 것 같다”며 예전보다는 조금 낮은 자세를 취했다.
이번 대국에서는 누가 이기느냐 승부를 떠나 관심을 갖고 지켜보면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몇가지 더 있다.
둘 대결은 ‘창의적인 수’와 ‘정석적인 수’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 이세돌은 복싱으로 따지면 ‘변칙복서’에 속한다. 어느 바둑기사 보다 창의적인 수들을 많이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알파고는 기보를 통해 배운 수 중에서 가장 보편적이고 정석의 수를 둘 것이다. 판후이와 대국에서 알파고가 주로 화점에 포석을 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덤(먼저 두는 대가로 흑이 백에게 주는 6.5집)이 늘어나면서 4선에 있는 화점 대신 3선의 소목을 둬 세력 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게 최근 바둑 트렌드다. 게다가 이번 대국은 중국식 룰에 따라 덤이 7.5집이나 된다.
전문가들은 포석을 비롯한 전반에는 이세돌이 유리하고, 경우의 수가 줄어드는 후반으로 갈수록 수읽기에 능한 알파고가 앞설 것으로 봤다. 후반 싸움까지 예상한 이세돌의 창의적인 밑그림에 알파고가 어떻게 대응할 지가 결국 승부의 키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 일방적인 승부가 돼 불계로 끝날 것인지, 아니면 팽팽한 승부가 이어져서 계가까지 하게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이번 대국에서는 둘에게 각 2시간이 주어지고 1분 3회 초읽기를 한다. 그래서 한번 둘 때마다 5시간 내외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그건 둘 실력이 비슷하다고 가정한 것이다. 알파고도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을 때는 돌을 던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판후이 2단과 비공식 대국에서 한번 돌을 던졌다고 한다.
알파고에게는 또 상대 바둑을 습득하는 능력이 있다고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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