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윤진만 기자] 한상운(30·울산현대)은 지난달 18일 전역했다. 지난 5일 울산 통합 출정식에서 마주했을 때 ‘민간인’과 다를 바 없는 말투를 썼다. “그랬어요”, “맞아요.” 군인 티를 벗겼다는 듯, 말미가 꽤 자연스러웠다.
정작 한상운은 “아직 80% 민간인”이라며 웃었다.
“종종 6시 반에 눈이 떠져요. 한번은 훈련 대기하는데 저 혼자 주먹을 쥐고 있더라고요. 옆에 있는 얘들이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는 걸 보고 ‘아 주머니에 손 넣어도 되는구나. 여기 군대 아니구나!’ 깨달았어요. 하하”
상무 또는 경찰축구단에 입대하는 선수는 리그 일정을 소화하므로 내무생활이 편하다는 인식이 있다. 한상운도 “예전에는 편했다더라. 하지만 요즘은 군 사건사고가 많아서 그런지 군기가 강하다”고 달라진 상주의 내무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래서 ‘각’이 잡혔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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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18일 전역 후 원소속팀 울산현대로 돌아온 한상운.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했다. 사진=울산현대 제공 |
“축구 선수 특혜가 없을 수는 없겠죠. 헌데 저희도 일반 군인하고 거의 비슷한 생활을 했어요. 똑같이 점호받고, 똑같이 눈 치우고, 똑같이 ‘짬밥’ 먹죠.(웃음)”
그가 말하는 ‘80% 민간인’도 결국 민간인이다. 제대한 이상 군인일 수는 없다. 선임 이정협(울산)은 “군 시절은 잊었다. 개막전에서 만나면 휴가, 외박을 자르겠다”고 했고, 동기 강민수(울산)는 출정식에서 한 팬이 ‘4월에 군대 간다’고 하자, 남의 일이라는 듯 “수고해요”라고 정색하고 말했다.
민간인의 첫 미션은 사회 적응이다. 한상운과 같은 프로 선수에겐 소속팀에 적응하는 게 우선이다. 한상운은 “가기 전에는 이 팀에 어느 정도 제 위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다르다. 코치진, 선수, 구단 직원 등이 90& 이상 바뀌었다. 이젠 내가 적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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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민아, 여기선 웃으면서 구보해도 돼? 군가 안 불러?" 사진=울산현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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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팬 여러분 제 왼발 잊지 않으셨죠?" . 사진=울산현대 제공 |
한상운은 데뷔 8년차인 올 시즌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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