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시애틀 매리너스 스프링캠프에서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을 위해 경쟁하고 있는 이대호(33). 그의 진정한 경쟁 상대는 누구일까.
얼핏 생각하기에는 헤수스 몬테로(26)를 떠올릴 수 있다. 2012년 134경기에 출전, 15홈런 62타점을 기록한 이후 주로 마이너리그에 머물렀던 몬테로는 시애틀 구단이 아직 미련을 버리지 못한 거포 유망주다.
그러나 진짜 경쟁자는 따로 있다. 스테펜 로메로(27)다. 이번 시범경기 성적만 보면 단연 압도적이다. 17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앞두고 타율 0.480 OPS 1.180 1홈런 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6일 LA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는 4타수 3안타를 기록했고, 2회에는 다니엘 나바의 라인 타고 흐르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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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펜 로메로는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1루 전환을 실험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로메로는 주 포지션이 외야다. 오레건주립대 시절 잠시 1루를 봤지만, 프로에 와서는 외야만 맡았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1루 전환을 실험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다. 서비스는 "1루에서 아주 편안해 보인다"며 그가 1루 경쟁 후보 중 한 명임을 확실히 했다.
로메로가 우타 1루 경쟁에서 앞서갈 수 있는 것은 단순히 시범경기 성적 때문만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포지션의 유연성이다. 그는 1루만 소화 가능한 이대호나 몬테로와 달리 외야도 볼 수 있다. 25명이라는 제한된 규모의 선수단을 구성해야 하는 구단 입장에서 복수의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는 유연성을 더해준다. 대부분의 팀들이 이런 이유로 1루를 플래툰으로 운영할 때 둘 중 하나는 다른 포지션도 겸할 수 있는 선수를 기용한다.
시애틀의 주전 1루수 아담 린드는 좌익수로 통산 224경기를 소화했지만, 2011시즌 이후에는 1루수로만 출전하고 있다. 1루만 소화 가능한 선수 두 명을 25인 명단에 두는 것은 시애틀에게 큰 모험이 될 수 있다.
로메로가 매력적인 이유는 또 하나, 몸값이다. 2010년 드래프트 12라운드에 매리너스에 지명된 로메로는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을 뛰었다. 아직 최소 연봉으로
물론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시범경기와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는 지난 2년간 메이저리그에서 타율 0.192 OPS 0.54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MLB.com은 그가 지난 시즌 트리플A에서 타율 0.292 17홈런 79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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