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美 글렌데일) 김재호 특파원] 조금 더 인내심을 가질 수는 없는 것일까.
볼티모어 오리올스 외야수 김현수(28)의 입지를 놓고 온갖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좋은 방향이 아닌 나쁜 방향으로다. 김현수는 볼티모어 소속으로 시범경기에서 16경기에 출전, 44타수 8안타 2타점 1볼넷 6삼진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구단 결정권자들은 입버릇처럼 '우리는 시범경기 성적으로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한다. 김현수도 1할대 타율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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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수가 고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 김영구 기자 |
수비는 어떠한가. 일찌감치 '어깨가 약하다'며 우익수에 대한 기대감을 접었던 볼티모어다. 그러나 스프링캠프가 진행되면서 좌익수 수비에 대해서도 기대감이 줄어드는 모습이다. 기록된 실책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뛰어난 모습도 아니었다.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그래도 김현수는 꾸준히 선발로 경기에 나왔다. 그런데 27일 경기에서는 처음으로 대타로 출전했다. 그 이후에는 이틀 연속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사이 룰5드래프트로 합류한 조이 리카라드는 펄펄 날고 있다.
실망스런 결과가 이어지면서 벅 쇼월터 감독을 비롯한 구단 결정권자들의 인내심이 점점 바닥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이제 4월 5일 캠든야즈에서 그의 모습을 보게 될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28일(한국시간) FOX스포츠의 기사는 기름에 불을 부은격이 됐다. 이에 따르면, 오리올스 구단은 내부적으로 지난 2015년 윤석민이 그랬듯, 김현수도 계약을 중도에 파기하고 한국으로 돌려보내는 방안을 고려했다.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최악이다. 김현수를 원하는 한국 구단이 있을 경우 바이아웃 금액을 챙기고 보장 금액을 아끼겠다는 심산이다. 그런 가능성을 검토했다는 것 자체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선수를 압박할 목적의 언론 플레이였다면 그 의도가 의심스럽다. 만약 이들이 쿠바에서 한 선수를 영입했는데 그가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너네 나라로 돌아가는 것도 생각해보라'고 말했다고 가정해보자. 그것이 다른 문화에서 온 선수를 대하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태도인가?
소식통에 따르면, 김현수는 현재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다는 뜻을 갖고 있다. 이는 그의 이전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볼티모어와 계약 확정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서 은퇴하면 실패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말로 실패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미국에서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현이라 볼 수 있다.
어느 메이저리그 구단이 그렇듯, 오리올스도 김현수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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