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강대호 기자] 이번 시즌 입단하자마자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주 FC의 간판공격수가 된 정조국(32)은 얼마 전 생일을 맞이했다. 프로 입성 2년 만에 K리그 신인왕과 FA컵 득점왕으로 주목받던 그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목전에 두게 된 것이다.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지금까지의 시간보다 앞으로 뛸 날이 더 적을 것”이라면서 “인연이 소중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하는 정조국. 아직도 앳된 모습을 기억하는 이가 많지만, 시간이 그만큼 흘렀다.
광주는 24일 수원 삼성과의 ‘2016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생일 다음 날 4-2-1-3 대형의 중앙 공격수로 출전한 정조국은 0-1로 패색이 짙었던 후반 43분 조주영(22)의 헤딩 도움을 골 에어리어 왼쪽에서 왼발 동점골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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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조국이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홈경기 득점 후 팬의 성원에 답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유소년 선수들도 신뢰하는 정조국
수원전이 열린 광주월드컵경기장 기자석 앞에는 광주 유소년선수들이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전반전이 끝나고 MK스포츠와 만난 이들은 “정조국을 제일 좋아한다”면서 “후반에는 반드시 골을 넣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채 반년도 되지 않았음에도 정조국은 신뢰의 대상이었다.
■‘롤모델’ 염기훈과의 재회
정조국은 2013~2014년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안산 무궁화 소속으로 36경기 16골 3도움을 기록하며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수원 주장을 역임 중인 염기훈(33)도 2013시즌 안산에서 21경기 7골 11도움으로 챌린지 도움왕 및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수원전 동점골으로 정조국에게 4경기 연속 무득점의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나 골을 넣은 것 못지 않게 정조국은 “좋은 사람을 다시 만났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할 정도로 염기훈과의 재회를 중요하게 여겼다.
↑ 염기훈(왼쪽)이 광주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에 주장 자격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반가웠다. 좋아하는 선배이자 배울 점이 많은 축구선수다. 한국프로축구의 ‘롤모델’ 중 하나로 손색이 없는 대상”이라고 염기훈을 정의한 정조국은 “이제 동료는 아니나 앞으로 어떤 팀에서 뛰던 잘되길 바라면서 응원할 것”이라면서 “물론 여전히 개인적으로 연락도 종종 한다. 만나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좋아하는 주영이’의 득점도 반갑다
정조국은 FC 서울 그리고 전신 안양 LG 소속으로 K리그 통산 239경기 68골 20도움을 기록했다. 광주 소속인 지금도 친정팀 서울은 여전히 관심의 대상이다.
서울은 24일 울산 현대와의 K리그 클래식 7라운드 원정경기(2-1승)에서 후반 추가시간 2분 박주영(31)의 결승골로 이겼다. “내가 좋아하는 주영이의 득점 소식이 기쁘다”고 말하는 정조국의 표정에는 진심이 묻어났다.
■처음엔 의구심…이젠 자신감↑
2015시즌 FA컵 챔피언 서울은 이번 시즌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와 함께 K리그 클래식 2강으로 꼽힌다. 출전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긴 하나 서울을 등진 것에 심리적인 동요가 전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개막을 앞두고 ‘광주 그리고 내가 정말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한 것이 사실”이라고 고백한 정조국은 “그러나 점점 ‘더 높은 곳을 바라봐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면서 “팀과 나 모두 단단해지고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 광주 선수들이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6 K리그 클래식’ 원정경기 승리 후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실책 줄이면 분위기 더 탈 수 있다
7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광주는 2승 2무 3패 승점 8로 K리그 클래식 7위에 올라있다. 3연패에 빠지기도 했으나 수원전 포함 1승 1무로 침체를 벗어났다.
“수원전 선제실점도 우리의 실수가 컸다. 물론 포기하지 않아 귀중한 승점을 얻은 것은 다행이다. 그러나 실책을 빌미로 골을 허용하고 시작하는 것이 반복되는 것이 아쉽다”고 이번 시즌을 돌아본 정조국은 “실수를 줄이면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팀이 광주”라면서 “지금처럼 승리가 무승부, 무승부가 패배가 되지 않으면 반대로 무승부가 승리, 패배가 무승부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실책이 감소하면 분위기를 탈 가능성도 올라간다”고 강조했다.
■밝은 팀 분위기가 최대장점
잦은 에러는 팀 분위기의 위축을 가져오기 쉽다. 예기치 않은 실책은 본인의
그러나 정조국은 “남기일 감독은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한다. 덕분에 선수단 분위기도 긍정적이고 밝다”면서 “실수에 주눅이 들지 않은 이러한 환경이 광주의 가장 큰 장점이자 무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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